보름 만에 SNS 조회수 765만회 돌파, B2B 광고로선 이례적 인기의인화 통해 반도체 매력 극대화, 독특한 세계관 기반 후속작 가능성
  • ▲ SK하이닉스의 기업PR광고 '안에서 세상 밖으로' 편 ⓒ이노션 월드와이드
    ▲ SK하이닉스의 기업PR광고 '안에서 세상 밖으로' 편 ⓒ이노션 월드와이드


    "Hy-310 반도체, 너는 우주로 가라!"

    반도체를 의인화한 SK하이닉스의 기업PR광고가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이번 광고가 기존 광고와 확 달라진 배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6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기업PR광고 '안에서 세상 밖으로' 편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대박'을 쳤다.

    해당 광고는 지난달 말 공개된 지 보름 만에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합산한 조회수가 765만 회를 넘어서 화제가 됐다.

    통상 광고업계에서는 SNS상에서 조회수가 200만 회 이상이면 'SNS 히트작'이라고 본다. 소비재가 아닌 기업 간 거래(B2B) 제품인 반도체 광고가 일반인의 주목을 끄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게 광고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 ▲ SK하이닉스의 기업PR광고 '안에서 세상 밖으로' 편 ⓒ이노션 월드와이드
    ▲ SK하이닉스의 기업PR광고 '안에서 세상 밖으로' 편 ⓒ이노션 월드와이드


    이노션 월드와이드(이하 이노션)가 대행한 해당 광고는 반도체를 의인화해 스토리텔링을 담은 게 특징이다. 생산된 반도체들이 학교에서 졸업하면서 스마트폰, 인공지능(AI), PC방 등으로 다양한 산업 부문에 보내진다. 주인공 반도체는 우주로 보내지게 돼 행복한 표정을 짓는 장면을 통해 SK하이닉스의 기술력과 반도체의 다양한 쓰임새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SK하이닉스의 '안에서 밖을 만들다' 캠페인은 지난 2015년부터 삶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반도체의 역할을 다뤄왔다. 해당 캠페인의 기존 광고는 반도체의 특성상 비교적 추상적인 이미지 위주로 제작됐다. 반도체의 기능을 사회적인 메시지로 승화해 업의 속성과 기업의 철학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던 것.

    이번 광고는 의인화를 통해 반도체에 매력을 부여해 친근감을 주는 등 기존 광고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노션이 이번 기업PR TV 광고에 의인화 방식을 적극 채택한 이유는 반도체 자체의 매력을 극대화시켜 SK하이닉스가 '사랑받는 기업'으로 나아가길 원했기 때문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이제 광고에서 할 일이 (SK하이닉스를) '알리기'를 넘어 '관계맺기'의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이라고 판단했다"며 "단순히 업에 대해 그럴 듯하게 정의하거나 알려주는 게 아니라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반도체에 인성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광고 제작 과정에서 '반도체의 의인화'라는 콘셉트는 광고를 온에어하기 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이노션 관계자는 "사람이 반도체의 형태를 하고 있으니 실제 광고를 촬영하러 온 엑스트라들도 신기하고 재미있어 했다"며 "다만 반도체가 의인화된다는 것은 우리의 주요 포인트이기에 온에어전까지 공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독특한 콘셉트와 반도체의 쓰임새를 전달하려는 이노션의 기획 의도에 미국 록밴드 '더 킬러스(The Killers)'도 마음을 열었다는 후문이다. 해당 광고의 배경음악(BGM)은 '더 킬러스'의 'All these things that I’ve done'이다. '더 킬러스'는 광고에 원곡을 사용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 편이지만, 이노션의 광고 제작 의도와 콘티를 확인 후 인상적이라며 흔쾌히 원곡 사용을 허가했다.

    아울러 광고의 핵심 타깃인 20·30대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재미 요소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우리는 '공유하고 싶은' 광고를 만들고 싶었다"며 "재밌고 트렌디해서 누군가가 SNS에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관계맺기'를 시작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노션의 이 같은 노력은 실제로 SNS에서 히트를 치는 결실을 낳았다. 20·30대의 관심을 끌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광고포털 TVCF의 AD 컨슈머 리포트에 따르면 20·30대 소비자들은 '뭔가를 말하는지 충분히 기대를 낳게 하다가 재밌게 풀어낸 것 같아서 좋았다(29세 남성)', '반도체를 의인화한 표현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시선을 끄는 광고여서 마음에 들었다(26세 여성)', '마지막 우주로 가라는 말의 임팩트가 확실하다. 하이닉스 반도체가 어느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지 잘 이해된다(26세 남성)'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다양한 반도체 캐릭터들을 활용한 후속 스토리 광고가 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캠페인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학교'라는 확장성 있는 세계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학교'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제시해 수많은 후속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틀을 제공했다"며 "확장성을 가진 게 이번 광고의 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