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도 모자라 재위탁까지…삼성‧현대‧DB‧KB손보 수십 곳에 재위탁제3자 위탁 막는 법안 수년째 '낮잠'…금융투자업계는 법률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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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현대‧DB 등 대기업 계열 대형보험사가 보험사고 손해액과 보험금을 산정하는 손해사정업무를 자회사에 대거 위탁하는 것도 모자라 재위탁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손해사정회사가 중간에서 수수료만 챙긴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손해사정업무를 재위탁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보험업법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으나 통과는커녕 여전히 재위탁이 이뤄지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DB‧KB 등 대형손해보험사 4곳의 자회사 손해사정회사가 수십 곳의 일반 손해사정회사에 손해사정 업무를 재위탁하고 있다.

     

    자회사 위탁만으로도 공정성과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되고 있는데 한발 나아가 자회사들이 본연의 업무까지 재위탁하는 것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자회사인 삼성화재 애니카 손해사정이 11개 손해사정사에 업무를 위탁하고 있으며, 현대해상도 현대하이카손해사정이 11곳에 업무를 맡기고 있다.

     

    DB손해보험 자회사인 DB자동차보험손해사정은 15곳에, KB손해보험 자회사인 KB손해사정에서도 10곳에 재위탁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들이 재위탁할 수 있는 법률적인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보험업법에 보험사 자회사가 손해사정 업무를 재위탁 하지 말라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재위탁이 가능한 상황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6년 8월 보험사의 업무위탁 규정을 신설하고, 보험사가 위탁한 업무를 재위탁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수년째 표류중이다. 손해사정업무는 보험업 경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재위탁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보험업계에만 업무위탁 규정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재위탁과정에서 자회사들이 중간에서 수수료만 챙기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사정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것은 보험사들이 중간에서 이익(수수료)만 챙기면서 문제 발생시 책임은 전가하는 창구로 이용된다"며 "타 업권처럼 위탁한 업무를 재위탁하지 못하도록 법에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는 손해사정업무를 재위탁하는 것은 맞지만 중간에서 자회사가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는 아니라고 답했다. 예를들어 삼성화재가 자회사인 애니카손해사정에 손해사정을 위탁했고, 애니카손사에서 A손해사정회사에 재위탁하게 될 경우 관련 비용은 애니카손사를 거치를 않고 보험사에서 A손해사정회사로 바로 지급한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의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투자업자가 위탁한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