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중앙시장 이재길 상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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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서구 중앙시장 이재길 상인회장 ⓒ 정상윤 기자

     

    고객이 전통시장으로부터 발걸음을 돌린 요인을 꼼꼼히 분석해 개선을 하면서,
    다시금 주목받는 시장이 있다.

    인천 서구 중앙시장은 30~40대의 젊은 상인들이 80%이상이다.
    젊은 상인회를 주축으로 공동배송센터, 산악회, 상인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열자,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04년에 우리 시장의 주요 고객층이었던 가정오거리 재개발이 확정돼
    주민들이 이사를 가면서 큰 위기가 오자 상인들이 뭉치게 됐다."


    12년째 상인회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길 회장의 말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라고 다짐했지만,
    시장이라는 곳이 하나로 뭉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먼저 공동마케팅을 추진했어요.
    처음으로 생각한 것은 배송센터죠.
    인근지역이 재개발돼 고객들은 하나하나 떠나는데,
    우리시장에는 주차장도 없어 설상가상이었죠.
    배송센터를 잘만 운영한다면 소비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젊은 상인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쇠락의 기미를 보이던 중앙시장이 서서이 부활의 날개짓을 펴기 시작했다.

    [공동배송센터]는 소비자들이 구매한 물품을 1~2시간 간격으로 무료 배달해주는,
    전통시장 내 서비스센터다.

    지난 2009년 시작된 이 서비스는 초기에는 상인들이 일정금액의 운송비를 부담해야 했던 탓에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초 인천광역시가 운송비를 지원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상인들의 부담이 줄고 시설이 개선되자,
    자연스레 시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상인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공동배송지원센터가 활성화된 최근 3~4개월 사이,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2~3배 증가했죠.
    그간 찾아보기 힘들었던 대량구매 소비자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중앙시장의 장점은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상인 활동에 있다.
    정부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 지원을 얻어내는 것도 [젊은] 상인회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 시장의 자랑거리는 <어울림산악회>입니다.
    2009년부터 넷째 주 화요일마다 등산을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친한 상인들끼리 [건강을 챙기자]고 시작한 것이었죠.
    자연스럽게 전광판에 홍보하고 꾸준하게 활동을 해 이제는 회원이 120명이나 됐죠."

     


    이 회장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산악회 활동이,
    고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장이 됐다고 강조한다.

    전통시장에 가면 운 좋게 깜짝 세일이 열릴 때가 있다.
    양파, 사과 등 1차 식품군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니 주부들 사이에서는 인기 만점.
    물건은 내놓기 무섭게 동이 난다.  


    상인회에서 며칠 전부터 홍보를 해도,
    손님들은 시장에 들렀다가 그제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세일]에 맞춰 시장에 오기 어렵다는 말이다.

    전통시장 세일행사는 일정하지 않아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앙시장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5시에 정기적으로 세일하는 전략을 세웠다.  

     


    "우리 시장은 매주 금요일마다 대대적인 세일행사가 열린다."

     

    각 점포마다 상인들이 할인 물건을 정해서 판매하는 것이다.   

     


    "이 날만큼은 할인상품을 가게 앞 매대(진열장)에 갖고나와 판매할 수 있어요.
    평소에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고객선 안에서만 물건을 파는데,
    금요일만큼은 물건을 통로로 빼놓습니다."

     

     


    "'정육점은 고기, 과일가게는 과일'식으로 점포마다 세일품목이 다양해요."


    [원가 판매]를 내세운 정기 세일은 손님을 모으는데 효과적이었다.


    [신선한 물건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전통시장의 장점이 맞물리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 당면한 과제에 대해 이 회장은 고객지원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요일마다 노래교실을 진행하고 있는 주부들에게 편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또 우리 시장은 인천공항이 가까운 편이다.
    외국인들이 올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해 '문화관광형'시장으로 도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