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임단협 관련 파업 관련 피해 1조4천억 넘어 울산공장, 차량 한 대 생산하는데 미국 공장보다 2배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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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기아자동차>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면서 13일 조합원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운명공동체]라 불리는 <현대·기아차>인 만큼,
    잠정합의안이 가결될 것이란 업계관계자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로써 올해 <현·기차>의 하투는 일단락 된 듯 하다.

     

    [귀족노조]라 불리며,
    국민적 이슈가 됐던 평균연봉 9,400만 원의 <현·기차>노조.

     

    이들로 인해
    <현·기차>가 잃은 것과 얻은 것,
    또 향후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 진단해 본다.
     

    # 현·기차가 잃은 것?

     

    <현·기>차가 잃은 것은 크게 2가지다.

     

    눈에 보이는 피해는 차량 생산에 차질이 생긴 부분이고,
    보이지 않는 피해는 소비자들의 마음이다.

     

    첫째로, 눈에 보이는 피해를 살펴보자.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기간 동안
    노조의 부분파업 및 잔업, 특근거부로 인해
    1조 225억 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차량생산차질:5만191대)

     

    <기아차>도 4,135억 원의 피해를 봤다.(생산차질:2만3,271대)

     

    둘이 합산하면 총 1조 4,36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생산차질:7만 3,462대)

     

    이뿐만 아니다.
    올 상반기 <현대차>노조는 13주연속 주말특근을 거부하며
    이미 1조7,000억 원 규모의 피해를 사측에 끼친 바 있다.(생산차질:8만 3,00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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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생산 차질은,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됐다.

     

    <현대차>는
    지난 8월 내수시장에서 4만 7,680대를 판매했다.
    지난 2월 이후 반년만에 5만대를 밑돈 수치다.
    전월대비로는 19.6%나 급감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3만 9,000대를 판매,
    전년동기와 비교해서는 11.6% 증가했지만,
    전월 보다는 6% 감소했다.

     

    둘째로,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 [소비자들의 마음]이다.

     

    <현·기차>노조의 파업이
    비단 올해만 있었던 일은 아니다.

     

    <현대차>노조의 경우에는
    지난 1987년 노조가 창립된 이래,
    1994년, 2009~11년 단 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기차>는 70%를 상회하는 내수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2008년 9월 이후 약 5년만에
    내수시장 점유율이 70%대 밑으로 떨어졌다(69.3%)

     

    이 와중에 수입차들의 국내침공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거세다.
    수입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11.2%를 기록함으로써,
    판매량은 전년 동월대비 32.2% 증가했다.

     

    또 실제로 기자가
    <현대차>노조의 파업에 관한 시민들의 반응을 취재하던 중

    "파업기간에 만든 차는 부실하다는 말이 있다더라"

    "굳이 비싼돈 주고 현대차사서, 노조 배불리게 하기 싫다"

    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 현기차가 얻은 것?

     

    <현·기차>는 이번 임단협 사태를 통해
    [원칙은 지킨다]는 이미지를 굳혔다.

     

    이때까지 노조에 끌려다닌다는 비판도 많았던 만큼,
    올해는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강경하게 노조에 맞섰다.

     

    결국
    ▲대학 미진학 자녀 기술취득지원금 1,000만원
    ▲조합활동 면책특권
    ▲정년 61세 연장
    ▲연월차 사용분에 대한 추가 금전보상
    ▲퇴직금 누진제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고용과 무관한 해외공장 신설에 대한 심의의결 등
    <현대차>노조의 불합리한 요구안들은 무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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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과제는?

     

    1. 무분규노사는 불가능한가?

     

    <현·기차>의 가장 큰 숙제는
    더이상 노사분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해외공장 풀가동을 통해 국내 생산분을 매꿔내고 있다지만,
    애초에 파업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노-사 양측은 물론,
    차량출고를 기다리는 고객들도 피곤해질 일이 없다.

     

    그렇다면 무분규노사는 불가능할까?
    이는 이번달 말에 예정된 노조지부장 선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노조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파업에 돌입하지 않은 것은
    지도부가 [온건노선]이었기 때문이다.


    2. 비정규직 처리문제

     

    <현대차>의 경우
    지난 7월 [희망버스]폭력사태 등 비정규직문제로 골머리를 썪고있다.

     

    비정규직 근로자 3,500명을
    순차적으로 신규채용방식으로 정규직화 하고있지만,
    <최병승>씨를 비롯한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 하고있다.

     

    울산 지방법원은 판결에서
    최병승씨 1인에 대해 정규직화 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전원 정규직화 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남용
    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기차>는 이번 임단협 합의안에서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화를 위해
    사측이 노력하겠다는 의무규정을 만들었다.

     

    향후 [전원 정규직화]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긴 힘들다고 보지만,
    이로 인해 비정규직 파업으로 인해 발목이 잡히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3. 생산성 향상?

     

    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HPV)을 비교해보면
    현대차 울산공장이 30.3시간,
    미국 앨라배마공장은 14.4시간,
    중국 베이징공장의 경우는 17.8시간
    이 걸린다.

     

    국내공장이 차 한 대 생산하는데,
    미국공장보다 2배 이상 더 걸린다
    는 뜻이다.

     

    또 의장라인 모듈화율의 경우
    국내 공장이 35.7%,
    해외공장은 33.6%이며,

     

    조립라인 자동화율은
    국내공장 10.1%,
    해외공장이 7.9%이다.

     

    국내 공장 근로자들이,
    절대로 해외 공장 근로자들보다 노동강도가 세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이 해외보다 월등히 떨어져버리니,
    현대차가 중국에 4공장을 세우려 한다는 설까지 떠돈다.

     

    "국내공장의 경우 이미 목표로 했던 생산량을 달성하기 힘든상태다.
    해외공장을 통해서 메꿀 수는 있어도,

    올해가 3개월밖에 안남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열심히 해도
    목표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 현대차 관계자

     

    절대적 조건 자체가,
    해외공장에 뒤질게 없는 만큼 파업 및 특근거부 사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생산성 부분은 차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 노조는 각성해야 할 시기


    자동차의 성지 <디트로이트>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해외공장근로자들에게 떠밀리고 싶지 않으면,
    노조는 각성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기자의 지인 중 현대차 울산공장 근로자에게 물어봐도
    업무 중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며 조립한다고 한다.
    해외공장에 비해 공장라인의 속도가 처진다는 뜻이다.

     

    <현·기차>노조가 이제는 불평불만을 줄이고,
    더 좋은 품질로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해낸다면
    임금은 물론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도 따뜻하게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