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경영 강조, 의사소통 강화, 비서실은 축소출근 2년 만에 매출 [쑥]…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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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을 태운
    마이바흐 한대가 서초 삼성 사옥에 들어선다.

    지난 8일 오전 7시 30분께.

    지하 1층에 멈춰선 차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내린다.

    그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42층 집무실로 향한다.


  • 이 회장이 출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 전체는 긴장감이 감돈다.


    이건희의 [출근경영]도 바로 이런 점을 공략한 것이다.

    [은둔형 경영]을 해오던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1년부터
    출근 경영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매출은 눈에 띄게 늘었다.

    그 안에는 바로 이건희 [출근효과]가 빛을 발휘한 것이다.

    삼성 그룹을 들었다 놨다한 이건희 회장의
    출근은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



  • #1. [위기경영]을 현장으로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었다" (2012년 말, 취임 25주년 기념식)

    "삼성의 앞길도 순탄치 않으며 험난하고 버거운 싸움이 계속될 것이다.
    이제는 지난 성공은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다." (2013년 신년사)

    "안심해서는 안 되고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2013.04)


    이건희 회장이 한 말이다.

    신년회에서나 임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나
    이 회장은 늘 [위기 경영]을 주문해왔다.

    그런 이 회장이 2011년 애플의 아이폰 열풍에
    삼성전자가 잠시 주춤할 당시, 출근경영을 시작했다.

    그의 등장은 조직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최근에는 매주 화요일에 한 번 출근하지만,
    그 당시에는 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회사에서 업무를 봤다.

    사장 등을 비롯한 임원들이 이 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했고,
    그러면서 그룹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회장의 출근 전날까지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부서도 많았다고 한다.

    위기경영을 현장으로 옮겨온 이 회장은
    출근 2년여 만에 삼성전자를 글로벌 회사로 완성시켰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 중에서 최초로
    올 3분기매출 10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역시 이건희]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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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빨리진 의사결정… 사원과의 의사소통도 한몫

    이건희 회장이 출근경영을 시작하면서
    그룹 내 의사소통이 활발해졌다.

    우선 이건희 회장이 출근하는 날이면,
    계열사 사장들을 통해 직접 업무를 듣게 된다.

    그러다 보니 그룹의 신사업이나 주요 현안, 인사 등에 대한
    업무 결정이 빨라지게 됐다
    는 것이다.

    지난 8월 삼성엔지니어링에 안전사고가 발생한 뒤
    이 회장은 회사로 출근해 인사 업무에 관여,
    다음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전격 경질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그룹의 위급 상황에 대해서도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
    을 보여줬다.

    평사원들과의 의사소통 기회도 늘어났다.

    이 회장은 출근하는 날이면 계열사 고위임원, 평사원들과
    오찬 자리를 갖는다.

    평사원이라고 하면 2,000여명의 지원 공모자 중 선발된
    10명 직원인데, 사원에서 과장급이 해당된다.

    이 회장은 평사원들의 이야기도 경청하면서,
    직접 의사소통의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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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과거 막강파워 비서실, 역할 축소돼

    이 회장이 출근을 시작하면서
    비서실 입김도 사실상 줄어들었다.

    출근 경영을 시작하기 전,
    이 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비서실을 통해 업무보고를 받았다.

    비서실이 이 회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계열사를 지휘하는 위치로 비춰지기도 했다.

    실제로 계열사의 주요 사업이나 인사, 감사 등을
    아우르는데 참여하기도 했다.

    때문에 비서실의 입김이 막강했던 적도 있었다.

    이 회장이 출근해서 계열사 임원들에게 보고를 받으면서,
    비서실이라는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소통이 가능해졌다.

    비서실은 회장님 수행이라는 본래 기능에 충실하게 됐다.

     



  • 여러 직면한 위기에 빠르게 대처하고,
    직원들과 소통을 늘려감으로써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011년 15조6,000억원이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년만인 지난 2012년 29조9,000억원으로 늘었으며,
    최근 올 3분기까지만 영업이익 2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놀라운 성장이다.

    이것이 바로 이건희 회장의 등장에
    삼성 전체가 들썩이는 이유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설명1. 지난해 11월 이병청 회장 25주기 추모식에 이건희 회장을 태운 것으로 알려진 마이바흐 차량(맨 앞)이 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설명2. 삼성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설명3. 지난 2011년 6월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사옥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설명4. 지난 4월 이건희 회장이 출근한 모습

    사진설명5. 지난 5월 일본에 머물렀던 이건희 회장이 귀국하는 모습. 오른쪽은 영접나온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사진설명6. 지난 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 후 출국한 이건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