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판에 [블럭]같은 모듈 부품 끼워 넣는 원리디자인 교체, 기능 업데이트, 수리 등 쉬워져


  • 스마트폰을 레고 블럭처럼
    조립해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상상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삼성과 애플 등이 만든 [완성된 스마트폰]을 
    구입하던 소비자들이,
    직접 부품을 사서 스마트폰을 조립하게 되는 것은
    가히 [혁명]과도 같습니다.

    그 변화를 꿈꾸는 주인공이 바로 [폰블럭]이죠.

    [폰블럭]은 휴대폰과 블럭을 합친 단어로,
    [조립식 핸드폰]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블럭과 블록의 조합을 통해
    스마트폰을 완성시킨다는 의미입니다.

    #. 폰블럭의 시작은? “자전거처럼 수리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폰블럭]이라는 말이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지난달 30일 구글의 자회사 모토로라가
    [폰블럭]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
    이슈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프로젝트명 [아라]라고 붙여진 폰블럭
    가상 사진을 공개하면서,
    내년쯤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폰블럭을 최초로 주장한 [원조]는 따로 있습니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데이브 한킨스]입니다.

    "카메라가 모두 정상 작동하는데,
    렌즈 모터만 고장 났다.

    부품하나 때문에 새 제품을 사는 건 낭비다.

     

    자전거가 고장 나면, 통째로 버리지 않고
    고장 난 부분을 고친다.

    이런 수리를 전자제품에 도입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한킨스가 폰블럭을 디자인하게 된 계기입니다.

    모토로라는 한킨스와 손을 잡고
    폰블럭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폰블럭]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 간단히 설명하면,
    스마트폰 기본 판에 블럭같이 생긴 부품들을
    하나씩 끼워 넣는 것
    이 폰블럭의 원리입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카메라,
    키보드,
    배터리 등 부품들이
    작은 모듈로 들어가는 것이죠.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듈을 넣어
    [나만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 기능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는
    성능이 좋은 카메라 부품을 사서 끼우면 됩니다.

    스마트폰이 떨어져 액정을 깨트렸다면,
    액정 모듈만 사서 교체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되죠.

    빈자리가 있으면
    보조 배터리나 고성능 플래시 등
    원하는 부품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업그레이드 역시 제조사가 아닌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되는 셈입니다.

    #. 조립 스마트폰, [조립 PC] 시장처럼 될까?

    폰블럭이 아직도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면,
    [조립 PC]를 떠올려 보세요.

    1990년대 후반 PC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완제품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조립식 PC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인텔의 반도체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만 있으면
    누구나 PC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죠.

    당시 용산 전자상가는
    조립 PC를 사러 온 사람들로 연일 북적거렸습니다.

    조립식 PC 시대가 열리자,
    메이커에서 내놓는 [완제품 PC]의 가격이
    급속하게 떨어지기 시작
    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메이커 완성품의 가격인하로
    결국 조립식 PC의 메리트가 떨어지게 된 것이죠. 

    폰블럭이 등장하면,
    PC 시장처럼 [완제품 스마트폰]의 단가가 낮아지는
    현상이 재현될 수도 있습니다.

    #. 디자인, 기능 업데이트 쉬어져… 성공여부는 불투명


  • 폰블럭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메커니즘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은
    1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 새 제품을 사기 전에는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가 속을 들여다 볼 수도, 분해하기도 어렵습니다.

    폰블럭은 원하는 디자인이나, 성능으로 바꿀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사용 기간도 늘어나게 됩니다.

    모듈화한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개발과 생산, 유통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
    값비싼 스마트폰을 몰아내고 저가폰 시대를 열 수도 있습니다.

    바로 업계가 폰블럭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폰블럭의 성공여부를 불투명합니다.

    우선 스마트폰은 제조사의 첨단기술과
    조립기술을 접목해 만드는 것인데,
    이를 분리해 구성하면
    완성도와 완결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여기에 각종 서비스의 주체가
    애매해지는 문제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부품들을 분리해 표준화된 규격에 맞추는 것도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현재 폰블럭 제품이 개발 중에 있어,
    상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넣어 만드는 폰블럭이
    제대로 된 [커스터마이징(소비자 맞춤화)]가 이뤄질지
    업계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모토로라가 공개한 아라 모듈과 제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