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카드·증권·보험 [몸집 줄이기] 본격나서대놓고 [전직 지원] 실시도... "구조조정 신호탄"
  • ▲ 겨울 날씨보다 더 추운 한파가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다. 사진은 어느 겨울, 여의도의 흐린 풍경 ⓒ 연합뉴스
    ▲ 겨울 날씨보다 더 추운 한파가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다. 사진은 어느 겨울, 여의도의 흐린 풍경 ⓒ 연합뉴스


겨울 날씨보다
더욱 매서운 칼바람이
금융권에 휘몰아치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저성장 탓에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자
은행·카드·증권·보험사가
[몸집 줄이기]에
경쟁하듯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상황을
사실상 [대규모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지점 다이어트] 돌입한 은행,
   인력 감축 신호탄

[저금리 기조]와
[바젤III] 도입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될 은행권에서는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매서운 한파가 불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말 
전체 직원 약 4천명의 2%에 해당하는
199명이 희망퇴직한 이후 
올해 들어 국내 지점 22개를 폐쇄했다. 
이로써
한국 내 지점 수는 
218개에서 196개로 줄었다. 

[HSBC은행]은 
한국에서 개인영업시장 철수를 선언한 후.
사실상 한국 본점 역할을 하는
[서울지점]을 제외한
모든 지점을 폐쇄했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개인금융 부문 직원 230명의 90% 이상이 
명예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SC은행]은 
2011년 말 
전체 직원 6,400명의 13% 규모인 
813명이 명예퇴직했으며, 
350개인 국내 지점을 
250여개로 축소할 방침이다. 

국내 은행 역시
[다이어트]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8월 초 
시중은행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적자·저생산 점포 정리계획]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만 점포 80여개를 폐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지점 통폐합 작업을
현재 한창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적자와 성장 정체에 직면한 
점포 25곳의 폐쇄를 진행 중이며, 
3개 점포는 
지점에서 출장소로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적자를 낸 51개 점포 가운데 
최근 3년 내 신설한 곳을 제외하고 
11개 점포를 통폐합 또는 재배치한다. 

<농협은행>도 
연말 결산 결과에 따라 
10여 곳 안팎의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12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상태인데,
주로 [락스타(樂star)] 점포의 재배치를 중심으로
점포 정리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 밖에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각각 9개, 8개의 점포를 정리할 전망이다.

한 점포당
보통 10명 이상 근무하는 만큼, 
점포가 줄어들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 [전직 지원제] 실시…
   대놓고 “나가세요”?

보험업계 역시
금융계의 [겨울 한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창업 등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싶어 하는 임직원을 상대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22일부터 나흘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삼성생명 전속 보험대리점 창업이나 
회사의 교육담당 전문 강사, 
텔레마케팅(TM) 컨설턴트로 등록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 

삼성생명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보험업 경험이 풍부한 임직원이 
 이 계통에서 창업할 경우 
 회사와 퇴직자가 함께 
 [윈-윈]을 도모하겠다는 것이지,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 삼성생명 관계자

 

그러나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터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이달 초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은 
<한화손해보험>은 
현재까지 임직원 70여명이 
퇴직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해보험은 
내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신청자들과 협상 및 조율과정을 거쳐 
연내에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 카드·증권사, 칼바람에 [덜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카드사 역시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노동조합 측에 
희망퇴직 시행을 
지난 20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2007년 옛 LG카드를 합병한 뒤 
2008년에 약 500명, 
2010년에 1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증권업계도 
올해 들어 
지점 축소와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7월 
과장·대리급 인력 100여명을 
금융과 전자 계열사로 전환 배치했다. 

[KTB투자증권]도 
지난달 구조조정을 실시, 
직원 100여명을 내보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임금 삭감과 인원 감축 등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을 정했다. 

[SK증권]은 
이달 초 조직개편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직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에 증권사 직원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62개 증권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4만1,223명으로 
2년 전(4만3,801명)보다 
2,578명 감소했다. 

◆ “돈 못 버니, 입이라도 줄일 수밖에”

금융권이 이처럼 앞다투어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악화를
분야를 불문하고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경우,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예대(예금-대출) 마진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익은 1조7,000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원)에 비해 14.5% 줄었다. 

외국계 은행의 실적 낙폭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3% 줄어든 수준이다. 

한국SC은행은 
3분기에 2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3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에 반해 
적자전환한 것이다. 
3분기 영업이익도 20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인터넷뱅킹·폰뱅킹이 보편화되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도 한 요인이다.

은행 외에도
카드·보험·증권사 등
금융계 전반이
심각한 수익 저하로 신음하고 있다.

“금융권이 전반적으로 어렵다보니 
 금융사들이 전반적으로 수익이 떨어져 
 고전하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거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지 못하면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