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불만족, IPTV 보통, 케이블TV 대체로 만족
정부 "계속 협의해 나갈 것"


정부가 14년 만에 
방송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산업 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 따라 
지상파를 비롯해, 케이블TV, IPTV  등
3 곳의 업계간 희비가 엇갈렸다. 

한 쪽에서 반대하던 일이 
다른 쪽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좋은 일이 
반대로는 배아픈 일이 됐다.


가장 불만족스러워 하는 곳은 [지상파]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4일 정부의 공식 종합계획이 발표되기도 전에
래부가 발표할 계획안에 대해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 만큼 
적극적으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결국 미래부의 정식 발표 예정일은 미뤄졌고
지상파의 의견이 반영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는 
단어만 언급 됐을뿐 
이렇다 할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지상파가 요구하던 
수신료 현실화,
UHD TV를 위한 
700MHz 주파수 할당, 
의무재송신 확대 반대, 
중간광고 허용, 
지상파 다채널 방송 도입 중 
수신료 현실화 외에 제대로 반영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수신료 인상 문제에 있어서도 
KBS와 SBS, MBC 간 미묘한 입장차이가 있다.

앞서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수신료 인상이 진행될 경우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영방송인 KBS가 재원구조 안정화를 위해
SBS와 MBC가 수신료 인상에 동의 했지만 
그렇게 될 경우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다채널서비스(MMS) 허용은 
지상파에서 원하는 계획이었지만
광고 없이 허용된다면 큰 효용성이 없다. 

IPTV 업계는 더욱 착잡하다. 

이번 정책 결정으로 인해 같은 
업계간 희비가 엇갈리는데다 
반대해온 8VSB와 지상파 다채널 서비스(MMS)까지 도입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요구하는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국회에 계류돼 있는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법안이 통과되면 
위성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까지 규제에 묶이게 되므로 
KT는 가입자를 늘리는 데에 제한이 생기게 된다. 

현재 독보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는 KT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같은 IPTV업계이면서도
KT와 경쟁관계에 있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규제일원화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온 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은 셈이다. 

다만 [접시없는 위성방송(DCS)]이 허용돼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유치가 수월해 진 것에 대해서는 
웃을 만 하다. 

하지만 경쟁상대인 케이블TV업계가   
반길 만한 정책들이 대거 추진되고 
IPTV 업계가 원하지 않던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져
이번 계획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케이블TV 업계로써는 그 동안 주장해온 것들이
이번 계획에 도입되면서 타 업계에 비해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우선 큰 골칫거리 중 하나였던 유료방송 점유율 규제가
업계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힘이 실렸다. 

8VSB 전송방식 도입 역시 좋은 결과다. 

아날로그 케이블 시청자들은
디지털 케이블로 전환하지 않아도 
지상파 수준의 고화질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디지털 전환을 원치 않는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들이
보다 저렴한 IPTV로 옮겨 가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8VSB : 1개 채널당 6㎒ 주파수 대역폭을 사용해 
HD방송을 송출하는 방식)

또한 지상파 의무재송신 범위가 확대되면 
현재 KBS1과 EBS 뿐만 아니라 
추가 수수료 없이 다른 방송까지 편성할 수 있게 되는
이익을 얻게 된다.

하지만 케이블TV 협회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방송산업 발전 종합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고
업계 내에서도 약간의 입장차이가 있다.

국회에서 법안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정부는 이번 계획이 모두 확정된 것이 아니라
추진 일정을 두고 진행해 나가는 만큼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