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공장 당 정제능력 일본의 3배...규모의 경제 실현고도화설비 투자...품질 향상+가격 경쟁력 [두마리 토끼]
  •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던 대한민국이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은 당시에는 [꿈]이었다.
    1950~1960년대 당시 우리나라 에너지공급구조는 대기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석탄을 중심으로 한 고체연료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미국의 원조를 벗어나기 위한 산업화 추진을 위해서는 석유산업의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기 위해 추진된 정유산업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로 거듭났으며, 명실상부 세계 최대 규모 및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특히 우리나라는 IMF,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단 한번도 국민 혈세인 공적자금 지원 없이그동안 국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넘어 전세계 수출 시장을 누비고 있다.
    50여년이 흐른 지금 국내 석유산업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안으로는 정부와 국민들의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고 있으며, 밖으로는 LNG, 셰일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의 출현과 경쟁국들의 신증설 영향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PX 등 석유화학분야로 몸집을 불리고, 특수플라스틱,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에너지로 그 영역을 넓히며 [제2의 창조경제]에 나선 정유산업을 조망해 본다.


    ①50년 전부터 [창조]에 나선 정유산업
    ②3만5천배럴에서 300만배럴까지 [규모]의 경제 실현
    ③깨도 또 깨고...[지상유전]을 건설하라!
    ④에너지영토 확장..."우리땅 우리 바다는 아니지만..."
    ⑤세계 최고 품질로 수출 시장 누빈다
    ⑥정유 넘어 PX 등 석유화학, 윤환유까지 경계 허물다
    ⑦미래에너지로...[제2의 창조경제] 나섰다


    [석유제품]은 지난해 561억달러를 수출하며
    반도체와 자동차를 모두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석유 수출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비결은 뭘까?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정제시설 규모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세계 상위 10위권 안에 3곳이나 들어있다.

    베네수엘라의 파라구아나 정제시설이
    단일공장 규모 100만배럴로 세계 1위이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2, 3위,
    [에쓰-오일]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40위권 내에 있다.



  • 우리나라 단일 공장 당 평균 정제능력은
    하루 55만7,000배럴로 일본의 3.5배에 달한다.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1973년 1차 오일쇼크 이후
    경제성장에 따른 급격한 국내수요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1981년 정제능력을 대폭 확충했다.

    그러나 2차 오일쇼크가 일어나자 석유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다.

    정제능력이 증가된 상황에서
    원유 도입 난과 수요 감소로 인한 가동률 저하라는
    이중고를 겪는 위기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그 중에서 80%를 중동에서 들여오는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역발상]을 한 것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비약적으로 수출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덩치만 커져서가 아니라
    품질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2007년 이후
    원유대비 가격이 낮아 역마진이 나는 [벙커-C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 [경유] 등의 경질유로 생산하는 [고도화설비]에
    약 10조원을 투자했다.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경질유 생산시설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기술혁신 노력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원유 수입과 석유제품 수출이 수월한
    [항만시설]과 [부지]를 확보해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었다.

    정유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유업계가 내수시장 포화로 한계를 느끼고
    발 빠르게 [수출 주력화] 전략을 펼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 그 결과 현재 석유제품 매출액 중 수출비중은 60%에 육박했다.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 뽑아낸 석유제품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석유제품 수출 지역인 [아시아 역내] 뿐 아니라
    급속한 경제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 [미주지역]으로도 수출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석유제품 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정유사는
    [에쓰-오일]이다.

    1980년 가동 초기부터 생산물량의 40% 이상을,
    2000년대 이후에도 생산량의 50% 이상을 수출해 나갔다.

    2011년에는 생산량의 65%를 수출해
    22조1,859억 원을 해외시장에서 거뒀다.

    또한 에쓰-오일은 해외시장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이어 중국 상해, 암스테르담에 지사를 신설했다.


  • [GS칼텍스] 역시 1980년대 들어 본격적인 석유제품 수출에 나섰다.

    1983년 처음으로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후 미국에 휘발유 수출을 통한 품질 및
    생산경쟁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10억불 수출의 탑 수상을 하게 됐다.

    이어 1990년대 후반 석유수출입업 자유화 이후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수출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2000년 100억불,
    2008년 150억불,
    2011년 200억불 수출탑 수상에 이어
    지난해 최고 등위 25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게 됐다.

    250억불은 쏘나타 약 125만대와
    초대형 유조선 225척을 수출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동시에 [수출 비중]도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001년 매출액 10조 중 21.6%를 차지했던 수출비중은
    2007년 매출 21조의 절반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63%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개월 동안 통관액 기준으로
    306억불의 원유를 수입한 다음,
    이를 다시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으로 생산해 254억불을 수출했다.
    약 83%의 외화를 회수한 것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47조9,000억 원)의
    63%가량을 차지했던 GS칼텍스의 수출 비중은
    올 3분기까지 [66%]를 넘어섰다.

    10월 기준 35조6,804억원의 매출액 중 23조6,370억 원을
    수출로 거둬들였다.

    현재 GS칼텍스는 50여 개국에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에만 총 32억4,930만불
    싱가포르에 26억7,706만불,
    대만에 11억5,037억불,
    필리핀에 10억4,331만불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대상국에는
    UAE,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산유국도 포함돼 있다.


    "비 산유국인 우리나라에서
    석유제품을
    최대 수출 주력 품목으로 키웠다는 것은

    수출 역사상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 GS칼텍스 허동수 회장 

     


  • [SK이노베이션]은
    1998년 故최종현 회장이 타계함에 따라
    최태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뛰어들게 되면서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0년 신년사에서
    “SK가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은 글로벌 진출”이라고 강조한 이후
    본격적인 해외진출 전략을 추진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석유산업의 고도화 및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강화해 나갔다.

    ▲울산 제2차 중질유 분해시설(RFCC)에 2조원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에 1,060억원
    ▲페루 LNG 공장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2008년 2월에는 [SK인천정유]를 합병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울산CLX]와 함께
    하루 111만5,000배럴을 정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아태지역 4위의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러한 투자와 글로벌 전략은 수출 증가세로 이어졌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누적수출액은 101조원.

    2011년까지 누적으로는 150조원에 육박했으며,
    지난 한해에만 50조원의 수출성과를 달성했다.

    수출 성장세를 보이면서
    2000년 초반 30% 미만이었던 수출비중은
    지난해 기준 70%를 넘어섰다.

    타 정유사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석유개발사업]의 역할이 컸다.

    최태원 회장은 故최종현 회장의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2004년 초 석유개발 사업을 [석유개발사업부]로 승격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16개국 24개 광구 및 4개의 LNG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원유만
    우리나라의 8개월 치 원유소비량인 5억600만 배럴 정도다.


    "자본이 부족해
    외국 정유사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외국 기술을 빌려 정유공장을 가동시켰던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사가

    아태지역 4위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발돋움 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지만,
    16개국에서 5억배럴의 원유를 확보하는 등
    우리나라를 산유국 아닌 산유국 반열에 올려 놓았다.


    앞으로도 SK이노베이션은
    지속적인 미래에너지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을 에너지 강국으로 만드는데 기여해 나갈 것이다."

       - SK이노베이션 관계자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지난해 전제 매출액 21조원 중 수출 매출이 10조원으로,
    47%의 수출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에는 대대적인 정기보수가 진행되면서
    수출 보다는 내수 중심으로 공급해 수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 3분기에는
    전체 매출액 15조원 중 수출 매출이 7조원으로,
    수출 비중 46%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월
    글로벌 다국적기업 [쉘(Shell)]과 합작으로
    월 충남 대산공장에 윤활기유 공장(현대쉘베이스오일)을 착공했다.

    하루 2만 배럴 처리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에서
    내년 중순부터 윤활기유 신제품을 상업생산할 예정이다.

    윤활유 완제품의 기초원료가 되는 윤활기유는
    고도화 정제 공정에서 나오는 잔사유를 처리해 만들어진다.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혼합하면
    자동차나 선박, 산업용 윤활유 완제품이 만들어진다.

    현대쉘베이스오일은
    향후 윤활기유 공장을 통해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을
    쉘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최대 소비국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윤활유 신제품 [엑스티어(XTeer)]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자동차 엔진오일 시장에도 진출했다.

    석유와 석유화학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대규모 [유류저장 시설] 사업도
    주목을 끌고 있다.

    총 사업비 1,000억원이 투입되는 유류저장 시설은
    울산 신항에 총 8만 6,800㎡ 부지를 매립해 건설 중이다.

    이 곳에는 최대 5만 톤 급 선박이 접안 할 수 있는 부두시설과
    40여 개 총 30만㎘ 규모의 저유소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유시설이 입지해 있는 [울산]은
    평택이나 여수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일본 화주]를 유치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일본 열도 어디든지
    가장 가깝게 석유 제품을 수출 할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확보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노후화된 저장시설과 잦은 지진,
    우리나라에 비해 수심이 전반적으로 얕아
    대형 유조선(VLCC)이 부두로 바로 접안하지 못하는 일본 열도 특성상
    울산 신항은 석유 물류 대체지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 최초의 상업용 유류탱크 터미널인 이 프로젝트는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연간 270만t 규모의 국내 석유제품 물동량과
    일본, 싱가포르 화주의 제품 물동량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