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영업이익 '마이너스' 투자영업이익 '플러스'


손해보험사들이 '보험영업'으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투자영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회계연도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5761억원으로 전년 1조9763억원보다 20.2% 줄어들었다. 2012년 83%였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2013년 87.4%로 치솟은 영향이 컸다. 

보험사의 영업이익은 보험영업이익과 투자영업이익으로 나눈다. 보험영업이익은 말그대로 보험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벌어들인 돈을 말하며, 투자영업이익은 보험료 등으로 모은 보험사 자산을 얼마나 잘 굴렸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결론적으로 2013년 손보사들은 보험영업으로 돈을 못 벌었다. 오히려 1조3961억원의 손실을 봤다. 전년 같은 기간의 9242억원 적자보다 손실폭이 더 커졌다. 

비록 당기순이익의 규모는 전년보다 작아졌지만 손보사들이 손실을 입지 않았던 것은 투자영업 덕분이었다.

2013년 손보사들의 투자영업이익은 3조738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조5395억원보다 5.6% 증가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2013년 보험영업이익으로 12조4447억원, 투자영업이익으로 15조6598억원을 벌어 손보사와 같은 불균형이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손보사 입장에서는 투자영업이익의 소폭 성장이 '다행'이긴 하지만 만족스러울만한 성과는 아니었다. 총자산규모가 2012년 말 150조3000억원에서 2013년 말 170조6000억원으로 13.5% 늘어난 것에 비하면 투자영업이익 성장폭이 작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보인다. 금리가 낮은 만큼 투자로 인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만약 앞으로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손보사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금리가 올라 투자영업이익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손보사들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자산운용사가 아닌 보험사인만큼 보험영업이익이 늘어나야 손보사로서 '존재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 손보업계 "결론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

손보사들은 최근 생계유지의 해답을 자동차보험료 인상에서 찾고 있다.

이미 하이카다이렉트와 더케이손해보험은 4월부터 자동차보험료를 2~3% 올리기로 결정하고,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끝마친 상태다. 손보사 적자의 큰 원인이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보험료 인상 카드로 막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동차 보험료는 소비자물가에 포함되 사실상 묶여있었다. 보험료 인상은 2010년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다른 상품 판매를 통해 손실을 메울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확정지었으나, 대형 손보사들은 확정 단계는 아니다"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조금이나마 저렴한 보험사를 찾게 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보험사 입장에서 반드시 이익이 된다고는 말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자산운용으로 손실폭을 메꾸기에는 한계가 있어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 해 자동차 보험료가 평균 70만원선으로 2~3% 인상하면 2만원 정도 더 부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보사들이 운용하는 보험이 자동차 보험만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이번 보험료 인상 카드가 보험영업이익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