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간과한 고매각 가격… 매각 성공 여부, 업계 반응 싸늘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메가스터디[072870]가 매각 난항으로 인수합병(M&A) 철회를 선언했다. 주가는 주저앉았지만 증권업계는 메가스터디의 실망매물 출회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거래일(20일) 메가스터디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28% 하락한 5만9000원으로 장마감했다. 이날 장중 한 때 5만8000원까지 떨어지며 연중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4월말 지분매각검토를 공식화한 이후 메가스터디 주가는 22%까지 낙폭을 키워왔다.

     

    이날 메가스터디는 최대주주(23.35%)와 2대주주(9.21%)의 합산 지분 32.56%의 매각계획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외국계 사모투자회사(PEF) 등 비교적 큰 규모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끝내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는 게 인수합병(M&A)전문가들의 추측이다.

     

    그간 메가스터디의 매각 성공 여부에 대한 업계 반응은 싸늘했다. 지속적인 실적부진에도 불구, 매각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메가스터디 시장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가량이다.

     

    박신애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어려운 사교육 시장 환경으로 매각 주체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며 "지분매각을 철회했다고 해서 실망매물 출회가 추가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기관 매도시기 '눈치껏'

     

    메가스터디 2대주주인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이하 H&Q) 지분의 경우 장기 대량대기매물(오버행)로 남을 공산이 높다. 

     

    H&Q는 지난 2013년 3월, 특수목적회사(SPC) 코리아에듀케이션홀딩스를 설립해 메가스터디 지분 9.21%(58만4100주)를 주당 11만400원에 인수했다. 이후 주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현재 주당 5만1400원의 평가 손실을 입고 있다.

     

    이번 지분매각시도에 대해 박 연구원은 "최대주주와 함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지분을 매각해 손실폭을 최소화하려던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만기까지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Q가 메가스터디에 투자한 2호 펀드는 2015년 청산 예정이다.

     

    반면 매각에 성공한 기관도 있다.

     

    지난 9일 미국계 기업 매슈스 인터네셔날 사는 메가스터디 주식 12만6708주를 매각해 지분율이 기존 5.07%(32만1534주)에서 3.07%(19만4826주)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각은 4월 2일부터 지난 5일까지 두 달간 이루어졌다.

     

    최근 6·4지방선거에서의 진보 성향 교육감 대거 당선 또한 향후 메가스터디의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혁신학교 증가 및 방과후 활동, 선행학습 금지 등 진보 교육감들의 공약 초점은 사교육 흡수에 맞춰져있다. 진보 교육감들은 서울 등 17개 시·도 중 13개 지역에서 당선됐다.

     

    ◇ 교육정책 변경, 대장주의 몰락

     

    지난 2004년 코스닥 상장 이후 메가스터디 주가는 급부상했다. 상장 당시 2만원선에 머물던 주가가 2008년에는 40만원 가까이 치솟았다. ‘인터넷 강의’ 열풍이 메가스터디에서 나왔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사교육 억제정책이 실시되자 상황은 반전됐다. EBS, 방과후 학교, 수시비중 확대 등 입시전형이 전반적으로 변했다.

     

    2008년, 하반기에 25만원선으로 수직 하락하더니 연말에는 15만원까지 떨어졌다. 2009년 들어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끝내 25만원 선을 회복하지 못했고 이후로는 하락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2년부터는 역성장 매출까지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사교육 억제책은 유지됐다. 정부는 지난 2월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연간 사교육비를 기존 19조원에서 15조원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기준별 이동수업과 선택과목 확대를 통해 매년 1조원씩,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17년까지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국회에서도 '선행학습 금지법'이 통과됐다.

     

    증권 전문가들은 향후 메가스터디의 주가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매년 실적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각마저 불발돼 향후 주가 반등의 계기(모멘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1분기 메가스터디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9.95% 감소한 77억2000만원이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8.98% 하락한 64억5200만원이며 매출액은 497억1500만원으로 4.07%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