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이어 패션 대기업도 '사전예약판매' 진행
  • ▲ ⓒ제일모직 빈폴키즈
    ▲ ⓒ제일모직 빈폴키즈

     

    아웃도어업계가 시장 선점 경쟁을 위해 지난해보다 한달 앞당겨 판매한 '선 판매' 방식이 패션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LF 등 대형 패션업체들이 최근 '사전 예약 판매'를 통해 신제품을 미리 선보이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달 온라인 몰을 통해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의 겨울 아우터 '에어구스'를 한달 가량 사전 판매했다. 제일모직 패션부문 관계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구스다운을 선 판매 하니, 우리도 발맞춰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선 판매한 물량의 15%만이 판매가 됐지만 구스다운 특성상 11월에 가장 많은 판매가 이뤄지기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개하고 있는 '빈폴키즈'도 지난달부터 오는 19일까지 내년 봄학기 초등학생용 책가방을 온라인 쇼핑몰 빈폴닷컴을 통해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한두 달 먼저 봄 시즌 주요 신상품을 앞당겨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아동용 가방 사전 예약제를 도입한 것이다. 

    LF 역시 남성복 '일꼬르소'를 사전 예약 판매 하고 있다. LF가 3년 전에 첫 론칭한 '일꼬르소'는 유명 패션디렉터 '닉우스터'와 협업한 '캡슐콜렉션'을 지난달 22일부터 LF몰을 통해 선 주문을 받고 있다. 제품은 이달 6일 정식 입고됐다. LF 측은 "브랜드나 제품 특성에 맞게 패션부문에도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F는 앞서 지난 7월경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의 전체 물량대비 20%를 먼저 선보였고 모두 완판된 바 있다.

    휴대폰·자동차 등에서 실시해오던 '사전 예약 판매'가 아웃도어에 이어 패션브랜드로도 확대되자, 업계는 패션시장이 오랜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책가방의 경우 인기상품은 지난해 공급에 비해 수요가 컸고, 당시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시장에 미리 선보여 수요를 예측하고 상품 생산량을 조절하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또 아동용 책가방까지 선판매 시장에 나옴으로써 패션업계가 오랜 장기불황을 겪고 새로운 홍보전략을 모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선 판매는 '기능'이 부각되는 제품군에서 선보이는 경우가 많았고, 아웃도어도 그 중 하나로 선 판매 방식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하지만 패션부문은 상대적으로 기능이 우선이 아니기에 이 같은 방식이 맞지 않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아마도 장기 불황 속 치열한 경쟁에서의 시장 선점을 위해 '홍보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