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전략에 올인…포스코 '선택과 집중', 동국제강 '유니온스틸 흡수합병' 마련책 특수강 시장 재편, 현대제철·세아 경쟁 가속
  • [2014 철강결산] 올 한해 국내 철강업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다. 침체된 글로벌 철강경기는 만성적 공급과잉으로 여전히 제자리걸음인데,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 수입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멈출 줄 모르는 엔저 가속화 탓에, 일본 업체들과의 국내외 경쟁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산 철강재 수입에 대한 세계 각국의 규제는 날로 늘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의 숨통은 조일대로 조여졌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는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생존전략을 수립, 위기 탈출구를 마련하는데 분주한 한해였다.

    먼저 포스코는 올 3월 권오준 신임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철강명가' 재건에 나섰다. 철강 본원 경쟁력을 회복함과 동시에 불필요한 사업은 접고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광양LNG터미날의 일부 지분과 비핵심사업인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을 처분해 재무구조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을 1조1000억원에 세아그룹에 매각하기도 했다.

    동시에 가장 자신 있는 철강제조, 판매 분야에는 더욱 힘을 줬다. 특히 단순 생산·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의 입맛대로 제품을 만들어주는 '솔루션마케팅'을 통한 고부가가치강의 판매는 매 분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6.0%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포스코 단독)도 1년 사이 8.7%까지 상승했다.

    동국제강은 계열사인 유니온스틸과의 합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가기로 결정했다, 과거 '후판명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현대제철의 등장 이후 동국제강은 이 분야에서 매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급 후판 제조를 통해 반전을 꿰하고 있지만, 주 매출분야는 후판에서 봉·형강으로 옮겨간 상황이다. 올 들어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냉연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 사업 다각화를 통한 다양한 수익구조를 창출하고 재무구조도 안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연산 1000만t 규모의 통합동국제강은 오는 2015년 1월1일 출범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동부제철의 경우 경영정상화 방침에 따라 최근 열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5년 전 전기로에 불을 지폈던 김준기 회장도 떠났다. 냉연공장으로 돌아온 동부제철은 중국 등 외부에서 열연강판을 조달하고, 열연사업부 인력조정 등을 거쳐 누적된 적자를 해소해간다는 계획이다.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 세아그룹을 중심으로 짜여 졌던 특수강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올 초 특수강공장 착공(상공정)에 들어간 현대제철이 매물로 나온 동부특수강(하공정)을 인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단숨에 특수강 일관체계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세아그룹 역시 최근 포스코특수강을 끌어안으며, 특수강 사업 역량을 한층 끌어올렸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무차별 공세를 퍼부은 탓에 국내 철강업체들의 한숨소리도 커지고 있다"라며 "내년도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은데, 올해 국내 철강업계는 자의든 타의든 각종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상황을 탈출할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분주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