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W 소속 3만명 파업"단기적 영향 없지만...장기전 돌입시 가격 폭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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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석유업계 노조가 35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파업에 들어갔다. 아직 모든 사업장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초반에 빠르게 진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노조 측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장기전으로 번질 경우 국제유가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정유사와 석유화학 등 석유업계 근로자의 3분의 2가 속해있는 미국 철강노조(USW) 소속의 전국 230개 정유업체 노동자 3만명이 파업을 시작했다.  

    USW 측은 시간제 근로자 3만명 이상의 계약이 종료되자 파업을 선언했다. USW와 어네지업계 협상 대표로 나선 로얄더치쉘은 향후 3년간의 계약조건에 대해 지난 21일부터 협상을 벌여왔지만 끝내 결렬됐다.

    USW는 측은 로얄더치쉘이 제시한 합의한을 거부하고 쟁의신고서를 제출했다. 아직까지 모든 사업장이 파업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전면 파업으로 번질 경우 미 정유업계 63%가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제 및석유 터미널, 파이프라인, 화학업체 등 200곳 이상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돼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앤드류 리포이드 리포이드석유 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이슬람 국가(IS)의 이카르 석유 산지인 키르크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비해 USW 파업은 유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정유사들은 총파업이 실시되면 퇴직한 숙련공들을 대체 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파업은 조기에 진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USW 측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장기전으로 갈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전세계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은 9000만 배럴이다. 전세계 원유 소비량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경우, 하루 평균 원유 소비량은 약 2000만 배럴 가량이다.

    USW의 파업으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일일 182만 배럴 가량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는 미국내 하루 평균 원유 소비량의 10% 가 채 안된다. 물론 단기적 관점에서는 적은 양일 수 있지만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를 포함한 정유·석유화학 업계 전반적으로 큰 파급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 석유노조 파업이 당장 국제유가나 국내 산업계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장기화 국면을 맞이할 경우 미국 시장 내 유가 변동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3월물 인도분 WTI 선물은 전일보다 1.33달러 상승한 49.57달러를 기록했으며 런던 ICE의 북해산 브렌트유(Brent)는 전일보다 1.76달러 오른 54.75달러에 마감됐다. 국내 원유 수입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Dubai) 현물은 전일보다 3.22달러 상승한 48.81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생산량 감소 전망, 미국 정제시설 파업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