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에 금융 덧붙이는 '핀테크'… 주도권 금융사 아닌 삼성전자로
  • ▲ ▲ 삼성전자 갤럭시S6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페이 ⓒ뉴데일리
    ▲ ▲ 삼성전자 갤럭시S6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페이 ⓒ뉴데일리


    핀테크(Financial + Technology)가 금융에 정보기술을 입히는 상품이 아닌, 정보기술에 금융을 입히는 모양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5(Mobile World Congress 2015, 이하 MWC)에서 갤럭시S6에 탑재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Samsung Pay)가 공개되면서, 결제시스템 주도권이 카드사에서 삼성전자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3일 삼성전자는 비자, 마스터카드, 뱅크오브아메리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해외 브랜드 카드사와이 삼성페이 제휴를 맺고 올 7월부터 서비스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당일 신한·삼성·현대·KB국민 등 국내 주요카드사는 한목소리로 "삼성페이는 삼성전자에서 오너십을 갖고 협상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먼저 협의를 요청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삼성페이와 관련한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했다.

    4일 삼성전자에서 앱카드협의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NH농협 6개사와 함께 BC, 하나, 우리카드 등과 협력해 1회용 가상 카드인 앱카드 방식을 우선 적용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키스정보통신, 다우데이타 등 결제 부가 통신망 사업자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제시스템에 대한 삼성전자의 주도는 지난해 '앱카드협의체' 구성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6개 국내 신용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NH농협)로 구성된 앱카드 협의체와 사장단 협의를 열고  앱카드의 온·오프라인 결제 인프라를 보급하고 앱카드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앱카드협의체는 삼성페이의 도입을 목적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지만 이들 카드사들을 주요대상으로 서비스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MWC에서도 앱카드협의체 6개사를 중심으로 먼저 삼성페이 제휴가 이뤄졌으며 추가적으로 BC, 우리, 하나카드가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에 대한 협상은 삼성전자가 절대적으로 주도권을 갖고 있는 상태다. 그렇게 때문에 사업계획도 삼성전자의 업무 진행상태에 따라 이뤄질 것이다. 카드사들은 삼성전자의 의견을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에 제휴 과정에 있어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신감에 넘친다.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은 WMC 기자간담회에서 "삼성페이의 비전은 지갑의 혁명과 진화다. 당신의 지갑에 있는 플라스틱을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옮길 것이다"고 했다.

  • ▲ ▲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좌)이 갤럭시S6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페이를 시연해보고 있다. ⓒ뉴데일리
    ▲ ▲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좌)이 갤럭시S6 시리즈에 탑재된 삼성페이를 시연해보고 있다. ⓒ뉴데일리



    그렇다면 왜 카드사들이 삼성페이 플랫폼에 끌려갈 수 밖에 없을까. 이유는 기술력이다. 카드사는 핀테크의 금융을 갖고 있을지만 기술력이 없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페이는 기존 플라스틱카드 결제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상점에서 마그네틱 카드를 결제할 수 있는 단말기만 있어도 손님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바로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기술이다. 처음 사용시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본인인증을 하면 다음부터는 바로 사용가능하다. 카드를 긁는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카드를 긁는 것과 동일한 자기장을 만들어 결제한다.

    별도의 결제단말기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가맹점 입장에서 '삼성페이' 고객에 대한 추가 부담이 없다. 즉 삼성페이 결제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 전 세계 약 3000만 개 매장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 획기적인 기술이 바로 애플페이보다 높은 평점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심지어 스마트폰이 꺼진 상태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이 꺼져 있어도 베젤에서 스크린 쪽으로 엄지손가락을 밀어넣으면 카드가 나온다. 이중 사용할 카드를 선택해 지문인증을 통하면 본인인증이 완료되는 것이고 마그네틱 카드 리더기에 폰을 갖다되면 결제된다.   

    투자자문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핀테크의 정의는 금융에 정보기술(IT)를 접목하는 형태로 정의되는데 정보기술(IT) 중심에 금융이 접목되는 것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