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40개 이사국 투표…정부 외교적 지원이 당락 관건

  • 임기택(59)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으로선 두 번째 IMO 사무총장 도전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임 사장은 영국에 본부를 둔 IMO 사무국에 현지시각으로 26일 후보 등록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선거는 오는 6월 말 치러진다. IMO 사무총장은 이사국의 암묵적 동의를 얻어 연임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현 사무총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올해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IMO는 해운·조선산업과 관련한 안전, 환경, 해상교통, 보상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3월 현재 172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IMO는 해운·조선 관련 국제규범을 만든다. 국가별 관련 산업과 기업의 경영환경에 큰 영향을 끼쳐 세계 각국은 해운·조선 관련 규범이나 의제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 IMO 진출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채이식 고려대학교 교수가 도전했다가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당시 선거에는 미국, 일본, 스페인 등 6개국에서 후보를 내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세키미즈 코지 씨가 선출됐다. 채 교수는 IMO 법률위원회 의장과 국제유류오염손해보상기금(IOPC FUND) 집행위원회 의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도전했지만, 단 2표를 얻는 데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선거는 40개 이사국의 비밀투표로 이뤄진다.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저 득표자가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선거에는 현재까지 네덜란드, 덴마크, 필리핀, 케냐 등에서 후보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IMO 사무총장 선거는 후보자 국가의 영향력(외교력)과 개인 역량, 지역 안배 등이 향배를 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가의 외교 노력이 당락에 60~70%를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임 사장은 해수부 해사안전국장을 2차례 역임하고 과거 주영 IMO 연락관, 외교관단 의장, 협약준수전문위원회 의장 등을 지낸 경력이 있어 IMO 관련 업무에 빠삭하다는 평가다. 주영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을 지낸 적도 있어 영국 내 주요 외교 관계자와의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하다는 견해다. 일각에서는 임 사장이 1차 투표에서 선전하면 한국인 최초의 IMO 사무총장 탄생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이다.


    해수부는 지난 18일 특별기획팀(TF)을 구성해 선거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외교부와 긴밀히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IMO에 내는 우리나라 특별기금을 연간 60만~70만 달러 규모에서 대폭 늘리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사장은 "그동안 IMO 관련 일을 해왔고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돼 있어 개인적인 역량은 다른 후보들 못지 않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유럽연합(EU) 내 덴마크 후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후보가 참여해 표가 분산될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오랫동안 관련 업무를 보면서 해운·조선산업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IMO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이번 도전이 IMO 내 우리나라의 위상과 영향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