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서 "전 제일비료 회장 대신 명예회장으로 표기해달라" 요청따라
  • ▲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CJ그룹
    ▲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CJ그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큰아버지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故)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의 직함에 생전 처음으로 'CJ명예회장'의 타이틀이 달렸다.

    고인의 별세 소식에 언론이 '전 제일비료 회장'이라는 생전 가장 높은 공식 직함을 사용하자, CJ그룹이 각 언론사에 "고인을 CJ그룹 명예회장으로 표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에 'CJ명예회장'이란 호칭을 정식 절차를 거쳐 부여하거나 공식적으로 사용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맹희 회장은 개인적으로 제일비료를 설립했다가 실패를 맛 봤고, 1980년대부터는 외국에 머물며 사실상 '낭인' 생활을 해온 것온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언론은 마땅한 호칭을 찾지 못해 '전 제일비료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보도했고 CJ그룹 측은 즉각 새 표기를 요청했다.

    CJ 관계자는 "CJ그룹 명예회장이 공식 직함은 아니지만 과거 제일제당 대표를 지낸 경력 등을 감안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고 이맹희 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3남 5녀 중 장남으로 '삼성가의 장남'으로서 나름대로 제 대접을 받고 살아오다, 부친이자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과의 갈등으로 삼성그룹 일선에서 밀려난 '비운의 주인공'이다.

    1931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그는 1962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에 입사한 뒤 1970년대 중반까지는 삼성의 모태인 제일제당 대표이사, 삼성물산 부사장, 중앙일보 부사장, 삼성전자 부사장 등 초기 삼성그룹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후계자로서의 절차를 밟아갔다.

    하지만 경영 방식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부친과 대립하고, 한비 사건 관련 '청와대 투서' 사건의 장본인으로까지 의심받으면서 결국 1976년 동생 이건희 현 삼성그룹 회장에게 후계자 자리를 빼았겼다.

    이 때문에 이맹희 회장은 지난 2012년 동생 이건희 씨를 상대로 약 7100억 원 규모의 상속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맹희 회장은 지난 2012년 12월 일본에서 폐암 2기 진단을 받고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으나 이듬해 암이 부신(콩팥 위에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전이돼 일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암세포가 혈액을 통해 림프절로 전이됐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중국에서 투병생활을 해왔고 지난 14일 오전 9시 39분 향년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