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확인' 직무 망각, 일방적 입장 전달 기자회견 등 돌출행동도바른사회시민회의 "'정부-삼성' 적극 대응 나서고, 반올림 억지 주장 멈춰야"
  • ▲ 강남역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반올림 모습. ⓒ뉴데일리경제DB.
    ▲ 강남역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반올림 모습. ⓒ뉴데일리경제DB.


    한국과 삼성을 인권 후진 국가·기업으로 묘사하며 반올림 주장만 일방적으로 대변한 유엔(UN) 인권 특별보고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은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반올림 간 분쟁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에 온 바쉬쿠트 툰자크(Baskut Tuncak)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떠나기 전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꿨다"고 폭로했다.

    이 실장은 "툰자크 보고관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반올림의 입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한국을 인권 후진국으로 묘사, 해외 언론에까지 보도 되게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자신의 생각이 아니었다'는 식의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지적했다.

    툰자크 보고관은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한국에 머물며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등을 차례로 만났다. 국내에서 벌어진 유해물질에 따른 인권 침해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그의 임무는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다. 툰자크 보고관은 유엔을 돕는 일종의 자문기구에서 일하고 있다. 유엔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을 자신들이 전부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자문기구를 두고 있다.

    하지만 툰자크 보고관은 이례적인 돌출 행동을 보였다.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본연의 직무를 뛰어넘어 한 쪽 입장만 전달하기 위해 기자들을 불러 모은 것이다.

    그는 당시 삼성전자를 인권보다 이윤추구가 우선인 기업으로, 우리 정부는 유해물질과 관련한 인권보장에 소홀한 국가로 표현하며 날을 세웠다. 사실상 반올림과 한목소리를 낸 셈이다. 툰자크 보고관이 이날 내뱉은 발언들은 일부 해외 매체들을 통해 세계 전역으로 여과없이 퍼져 나갔다.

    그랬던 툰자크 보고관이 며칠 뒤 돌연 입장을 180도 뒤집었다. 기자회견 내용을 문제 삼은 우리 정부측에 "피해자들의 얘기를 그대로 전달했을 뿐 내 생각은 아니었다"며 무책임한 답변을 한 것이다.

    툰자크 보고관은 삼성전자 공장도 2차례나 둘러봤다. 그는 당시 "삼성이 투명하게 많은 내용을 공개해줘 의문점이 대부분 해결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기자회견은 반올림 얘기로만 채우는 등 이율배반적 모습을 보였다.

    반올림은 툰자크 보고관의 한국행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은 "반올림과 연결된 단체에서 유엔에 진정서를 넣어 보고관이 나온 걸로 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국내 진보단체 유엔인권정책센터가 진정서를 제출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엔과 인권관련 협약을 맺고 있어 진정서가 접수되면 툰자크 보고관과 같은 유엔 직원을 무조건 초청해야 한다.

    툰자크 보고관의 다음 족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엔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조만간 보고서를 쓰게 될 텐데 여기에도 한국과 삼성을 깎아내리고 반올림 편만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보고서 자체에는 강제성이 없지만 유엔의 공식 문서여서 작게 여길 수만은 없다"며 "정부와 삼성이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반올림에 대해서도 그는 "삼성은 가해자라는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1000억원의 보상금과 사고 예방대책을 준비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서 "억지 주장을 멈추고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