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감산 노력 불구 공급과잉 지속… 저유가로 힘든 셰일 업계 영향으로 원유 감소
  • ▲ 국제 원유가 추이 일별동향.ⓒ한국석유공사
    ▲ 국제 원유가 추이 일별동향.ⓒ한국석유공사


    국제 원유(Crude Oil) 거래의 기준 가격이 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Brent) 원유가 17일(현지시간) 배럴당 40달러 이상에 거래됐다. 저유가로 국가 재정 위기를 맞이한 산유국 뿐 아니라 파산 위기에 놓인 각국의 석유·에너지 기업들이 원유 가격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유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날 WTI는 전일 보다 배럴당 1.74달러 상승했다. 배럴당 40.20달러에 거래되면서 WTI 올해 평균인 32.63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Brent 원유 역시 이날 배럴당 1.21달러 상승해 41.54달러에 거래됐고 이는 올해 평균 가격인 34.34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노력이 이날 원유 가격이 상승시켰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감산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대표하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非OPEC을 대표하는 러시아가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는 뜻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감산 보다는 현재 생산량을 동결하는 수준에서만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러시아가 감산을 제안한다고 해도 사우디는 감산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힌 것이다. 현재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기존 생산량의 동결한다는 것은 원유 가격을 끌어올리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산유국 중 저유가로 국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는 내달 17일 주요 산유국 회담을 통해 감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또 최근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면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서 풀려난 이란은 공급과잉인 상황에서도 원유 증산을 예고하고 있어 러시아가 원하는데로 감산 합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는 이날 유가 상승의 원인을 산유국 간 감산 공조 노력보다는 미국 셰일오일 생산 감소 전망에서 찾았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미국 원유 생산이 전년보다 하루 60만 배럴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가스·에너지 업체 중 33%가 저유가로 경영 위기에 빠져 기존 셰일가스 생산량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유가가 시작된 2014년부터 40개 업체가 이미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