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원 190명에 완성도 검증… "금융 넘어 홍채 영토 확대"'전매특허' 펜에 방수기능 추가… "기술적 한계 혁신으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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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희 기자.


    [뉴욕(미국)= 최종희 기자] "홍채인식을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해 3년 반을 투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본부 사장(사진)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를 통해 "갤럭시노트7에 새롭게 시도된 혁신 중 첫 번째는 펜 기능이고, 두 번째는 홍채인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채인식은 눈동자만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무엇보다 강점은 보안성이다.

    그는 "앞서 인도시장에 태블릿을 통해 홍채인식을 선보이는 등 오랜 시간 동안 준비를 해왔다"며 "이 기능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잠그고 푸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금융거래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벌써 은행 몇 곳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정 한도를 초과하는 돈을 주고받을 때에 한해, 홍채인식을 자동으로 거치게 하는 식으로 스마트폰 보안을 크게 높인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금융 분야를 넘어, 홍식인식이 사용되는 영토를 계속 넓혀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홍채인식의 완성도가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경우나, 직사광선 아래에서는 인식률이 떨어지는 등 홍채인식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고 사장은 일단 자신했다. 그는 "해외의 리테일단(판매점)에서 일하는 직원 190명을 일주일간 한국에 불러 교육을 한 적이 있다"며 "당시 이들에게 갤럭시노트7를 보여줬는데, 홍채인식을 첫 번째 (혁신) 기능으로 꼽았다"고 소개했다.

    고 사장은 "홍채인식 영역에서도 기술의 진화가 계속 이어지겠지만, 현재 단계만 놓고 봐도 시장에 내놓을 만큼 충분한 완성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펜에 대해서도 이날 언급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펜을 시작한 지 7년이 됐다"며 "이 기간 동안 개선 작업을 끝없이 벌여왔으며, 이번에는 펜 자체에 방수·방진 기능을 집어넣었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방수 기능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갤럭시S 시리즈와 달리 노트의 경우, 펜이 기기 한쪽에 수납되는 탓에 방수 기능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이 같은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고 사장이 갤럭시노트7의 혁신 요소 중 첫 번째로 펜을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갤럭시노트5에서 6을 건너뛰고 '노트7'로 이름을 정한 까닭에 대해서는 "회사 내부적으로 5에서 6으로 넘어가기엔 아깝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갤럭시S7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홍채인식과 개선된 소프트웨어 등이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 판매량을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시장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데다 유가와 환율 등 대내외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전망치를 숫자로 얘기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신 전작인 갤럭시노트5 보다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을 통해 의미 있는 혁신을 이뤄냈다"며 "갤럭시S7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대폭 보완하면서 다양한 신기술과 서비스도 장착했기 때문에 전작보다는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