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인구수 1억명 육박, 평균 연령 28세로 기회 무궁무진국민 소득 수준 2000달러로 낮지만 소비 수준은 까다로워
  • ▲ 베트남 호찌민 시내 전경. ⓒ김수경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 전경. ⓒ김수경 기자


    [베트남 호찌민=김수경 기자] 베트남 호찌민 시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빠른 속도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자가 최근 방문한 호찌민 시내는 베트남 전통 모자인 논(non)을 쓰고 지게를 진 채로 걷는 사람과 하루 종일 매캐한 연기를 내뿜으며 거리를 가득 매운 형형 색색의 오토바이 행렬, 그리고 그 사이를 달리는 고급 외제차까지 급변하는 베트남의 경제 상황을 대변하듯 묘한 풍경을 자아냈다.

    1억명에 육박하는 인구 수를 자랑하는 베트남 국민의 평균 연령은 28세로 생산가능인구가 전체 인구의 70%대에 달한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0년 이후 연 6%를 상회하며 세계 경제 성장률 대비 2배 수준에 달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해외 자본들은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을 파고 들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68년 최초로 소주를 수출한 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유통 기업들이 연달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형 글로벌 유통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 수도인 호찌민 시내는 이미 서울 도심을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글로벌 유통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돼 있었다. 거리를 걷다보면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KFC와 같은 해외 브랜드는 물론 롯데리아와 뚜레쥬르 매장을 발견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리아 매장 앞 전경. ⓒ김수경 기자
    ▲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리아 매장 앞 전경. ⓒ김수경 기자


    롯데리아의 경우, 호찌민 시내를 걷다 보면 5분마다 하나씩 매장이 보일만큼 베트남 내에서는 이미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베트남의 1인당 국민 소득은 2000달러(한화 약 240만원)로 한국의 1980년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숫자만으로 베트남을 단순히 '못 사는 나라'로 치부하는 것은 위험하다. 소득은 낮지만 베트남 국민들의 교육 수준은 한국 못지 않게 높은데다 서비스나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 또한 까다롭기 때문이다.

    약 10여년 간 베트남의 한 유통기업에 근무해 온 업계 관계자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베트남 근로자의 한 달 초임 월급은 20~30만원으로 낮지만 이들의 소비 수준은 한국인 못지 않게 까다롭다"면서 "베트남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식 전략만 고집해서는 안되며 현지 기업이 아닌 글로벌 대형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재빠르게 따라잡는 것을 넘어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냉정하고 까다로운 시장"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이룬 성과는 놀랍다"고 평했다.


  • ▲ 베트남 호찌민시에 위치한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 전경. ⓒ김수경 기자
    ▲ 베트남 호찌민시에 위치한 뚜레쥬르 하이바쯩 매장 전경. ⓒ김수경 기자


    실제 롯데리아는 베트남 내에 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맥도날드와 KFC, 졸리비를 넘어선 1위 패스트푸드점으로 자리잡았으며 뚜레쥬르도 현지 1위 베이커리 전문점인 ABC베이커리를 밀어내고 선두로 올라섰다.

    CJ오쇼핑은 지난해 기준 베트남 홈쇼핑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마트는 재래 시장이 8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가운데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신유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매장을 확대하고 새로운 쇼핑 트렌드를 제시하는 등 다가올 베트남 유통 시장의 미래를 앞서 준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 시장에서 단순히 경제적 이윤을 내는 것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를 만들어내며 경제 발전을 주도하고 있었다. 베트남을 요충지로 삼아 향후 동남아시아 국가로 확대하고 더 나아가 미개척지인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까지 확대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이룬 성과는 결코 자본의 힘이나 운으로만 이끌어낸 것은 아니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현지 맞춤 전략, 발빠른 변화 대응 등 삼박자가 완벽하게 합을 이뤘기 때문에 가능했다.

    글로벌 대형 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베트남을 사로잡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기업 롯데마트, 롯데리아, 뚜레쥬르, CJ오쇼핑의 사례를 중심으로 이들의 성공 비법과 향후 시장 전략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 ▲ 베트남 호찌민 시내 풍경. ⓒ김수경 기자
    ▲ 베트남 호찌민 시내 풍경.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