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인수합병팀 구성 등 케이블 업체와 물밑 협상 진행 중'CJ헬로비전, 딜라이브, 현대HCN' 여전히 1등 인수 후보군
  • ▲ ⓒ뉴데일리경제DB
    ▲ ⓒ뉴데일리경제DB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간 M&A 불허 결정이 난지 100일이 되가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 인수합병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 기반 동영상 서비스(OTT) 강세로 복수케이블TV사업자(MSO)들의 가입자 감소세가 뚜렷하고, 이통사들 역시 이미 포화 상태 다다른 시장에 가입자를 늘리는 방법은 인수합병이 유일한 출구전략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이 최근 케이블TV 업체들과 인수합병을 놓고 다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 M&A를 추진한다는 기조 아래, 별도의 인수합병팀을 구성해 인수 대상을 물색하는 등 'SK텔레콤-CJ헬로비전'간 M&A 전처를 밟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통합방송법은 지난해 11월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 6월 국회에 발의됐다. 현재 IPTV법과 케이블TV, 위성방송 등을 대상으로한 방송법으로 이원화된 유료방송 규제를 통합하고 상호겸영의 근거를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대한 M&A를 놓고, 반대하는 사업자와 업계 전문가들이 M&A에 대한 정부 심사를 통합방송법 제정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LG유플러스는 최근 통합방송법 제정 후 케이블 TV 업체를 인수하겠단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부임 1주년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다짐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SK텔레콤과는 확실히 다른 절차를 밟으려 한다. 현재 통합방송법이 제정돼 국회 심의를 거치고 있다"며 "통합방송법이 IPTV 사업자가 MSO를 인수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면 M&A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일은 소통과 절차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며 "SK텔레콤은 절차가 잘못됐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고,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면 확실히 관련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SK텔레콤 측도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불허 이후 또 다른 M&A 계획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LG유플러스의 판을 바꾸려는 인수합병 움직임에 SK텔레콤이 가만히 앉아만 있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KT는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점유율이 50% 수준으로 1위를 점하고 있어, 방송 가입자 확보에 다소 소극적일 것이란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 딜라이브, 현대HCN 중 한 곳을 인수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중 한 곳만 인수해도 유료방송시장 2위를 공고히해 KT 턱 밑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HCN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LG유플러스와 M&A 추진 루머가 나오며 잠재적 매물로 거론된 바 있다.

    CJ헬로비전도 최근 또 다시 이통사들의 케이블TV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결합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유료방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이통사들의 케이블TV 업체와의 합종연횡 시도는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행위"이라며 "인수합병을 놓고 벌이는 이통사들의 '미디어사업자 물색' 물밑 작업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 방송 매출 증가세가 더뎌지면서 홈쇼핑 수수료가 둔화된 것은 물론, IPTV로의 가입자 이탈로 케이블 업계는 갈수록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며 "때문에 케이블 업체들 역시 가입자 수가 한명이라도 더 많고 가치가 높을 때 매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