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연산은 위스키 품질과 원액 숙성도 가늠하는 척도… 라벨 표기 의무화 해야" 주장
  • ▲ 왼쪽부터 골든블루의 '골든블루 다이아몬드',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W 시그니처',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그린자켓'. ⓒ각사
    ▲ 왼쪽부터 골든블루의 '골든블루 다이아몬드',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W 시그니처',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그린자켓'. ⓒ각사

    국내에서 판매되는 위스키가 연산과 무연산에 관계없이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12년산 위스키인 윈저12년(500ml)과 임페리얼12년(450ml)은 출고가가 각각 2만6367원, 2만6334원으로 무연산 기타 주류로 분류되는 윈저 아이스(450ml·2만4530원), 임페리얼 네온(450ml·2만3760원), 킹덤 더 클래스(450ml·2만6323원), 주피터 마일드 블루 프리미어(450ml·2만6345원), 골든블루 사피루스(450ml·2만6334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17년산도 윈저17년(450ml)과 임페리얼17년(450ml)이 각각 4만7원, 4만62원이며 무연산인 윈저 레어(450ml·3만8170원), 주피터 마일드 블루 17(450ml·4만40원), 골든블루 다이아몬드(450ml·4만62원)으로 연산과 무연산에 상관없이 가격대가 비슷하다.

    무연산 위스키는 어느 정도 숙성 기간을 거친 위스키 원액인지 알 수 없는데다 가격도 기존 연산 제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소비자를 기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급 술에서의 숙성은 품질을 향상시키는 최적의 기술로 꼽힌다. 특히 위스키의 최종 특징을 결정 짓는 가장 큰 요소는 숙성과 숙성 시간이다. 

    12년, 17년, 21년과 같은 위스키 '연산'은 위스키 품질과 원액 숙성도를 가늠하는 척도다. 소비자들은 더 좋은 위스키를 원할 때 이 연산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

    오랜 기간 위스키를 숙성하는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가장하는 방법으로 추출물 등의 첨가제를 사용하거나 연산을 표기하지 않고 판매되는 제품들이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솔잎 추출물이나 무화과향 또는 석류향 등을 첨가한 기타 주류 제품들은 원액 100% 위스키와 분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같은 위스키로 인식하고 있다.

    무연산 위스키 제조사들은 저마다 숙성 연수 보다는 제품 브랜드를 강조하기 위해 연산을 표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도 큰 이유로 꼽힌다.

    위스키 원액은 3년 이상만 숙성하면 위스키로 분류될 수 있다. 숙성 연수에 따라 원액 원가가 차이 날 수 밖에 없는데 무연산으로 하면 상대적으로 숙성 연수가 낮은 위스키 원액을 섞게 돼 원가 하락 요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연산 위스키가 연산 위스키로 오인되고 무연산 위스키가 연산 위스키와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되는 있는 현실 속에서 위스키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제품의 전면 라벨에 '무연산', '기타 주류' 표기를 의무화 하도록 관련 규정의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자연적 방법의 제조와 숙성 그리고 원액에 대한 연산 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정직한 마케팅이 최선의 방책임을 자각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