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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AI 바이러스 '신빙성' 논란… 기존 유형과 큰 차이 없어

내부 유전자 3%P 차이 병원성과 무관… 검역본부 임의 규칙·국제통용 아냐
서상희 교수 "한 가지 유형… 中 시료와 복제효소 달라, 국내 재조합 후 철새 옮아"

입력 2016-12-22 14:25 | 수정 2016-12-22 18:28

▲ H5N6형 AI 바이러스 유전자 설명.ⓒ연합뉴스


방역당국이 H5N6형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유전자 유형을 5가지 이상으로 임의로 세분하는 것은 방역 실패를 희석하기 위한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방역당국의 세분 방식이 국제적으로 통용하는 규칙도 아니고 역학조사의 편이성을 제외하면 병원성 등에 영향이 없는 데도 AI 확산을 철새 탓으로 돌리려고 상황을 침소봉대한다는 견해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국내에서 유행하는 H5N6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를 총 5가지 유전자 유형으로 구분한다.

유전자 분석결과 2014년 중국 광동성과 홍콩에서 유행한 유형과 H5 유전자는 98.94~99.24%, N6 유전자는 99.06~99.13% 유사하지만, 증식과 복제에 관여하는 PA, NS 유전자 등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10월28일 충남 천안시 풍세천 야생조류(원앙) 분변에서 처음 확인된 제1형과 지난달 5일 강원 원주시에서 텃새인 수리부엉이로부터 확인된 제2형은 최근 중국에서 발표한 34개 세부 유형과 일치한다. 세종·전남·충남·충북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이 확인되는 제3형을 비롯해 나머지 3개 유형은 철새 이동과정에서 저병원성 AI 유전자와 재조합된 새로운 유형이라는 게 검역본부 설명이다.

그러나 NS 유전자의 상이성 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하면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H5N6형 세부 유형은 총 3가지로 구분할 수 있고, 이는 중국에서 발표한 34개 세부 유형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H5N6형 모든 유형이 2년 전 중국에서 유행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검역본부 설명처럼 지금까지 없던 유형이 새로 유입돼 방역에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러스 특성에 관한 방역당국의 정보력이 부족하거나 허술한 방역망과 늑장 초동대응이 AI 확산을 부른 주범인 셈이다.

검역본부 한 관계자는 "2014~2015년 유행했던 H5N8형은 고창형과 부안형으로 세부 유형을 나누었는데 (NS 등) 내부 유전자가 3%포인트쯤 차이 났다"며 "H5N6형도 중국이 발표한 기준을 따르면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내부 유전자가 3%포인트쯤 차이 나서 더 세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경과학원도 AI 예찰활동을 통해 유전자를 확인하는데 3개 유형으로 분류한다"며 "(검역본부는) 역학조사에 활용하고 분석하기 낫다는 판단에서 세분한다"고 덧붙였다.

알려진 바로는 검역본부는 그동안 한가지 유형을 추가해 H5N6형의 유전자를 6가지로 세분하고 있다. 공식 발표된 유전자 분석결과를 중국에서 발표한 세부 유형과 비교하면 제1·2형, 제3·4형, 제5형 등 총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방역당국이 임의로 유전자형을 세분하는 것은 방역실패에 대한 책임을 철새에 돌리려는 물타기라고 지적한다.

국내 AI 전문가들은 검역본부가 사용하는 내부 유전자 3%포인트 상이성 기준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서상희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전 세계 과학자들은 독일 등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H5N8형이 2014년 우리나라에서 재조합된 뒤 (철새에 의해) 전파됐다고 본다"며 "이 유전자는 한국 기원 H5N8형(Korean Origin H5N8)이라고 불리지 부안형, 고창형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I 바이러스의 병원성은 H유전자가 좌우하므로 내부 유전자가 다소 차이를 보인다고 해서 새로운 유형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AI 발생이 우리나라와 같은 선상에 있는 일본도 지난달 28일 H5N6형이 검출됐지만, 세분된 유전자형은 알려지지 않았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현재까지 유전자형은 1개만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제2형과 같다"고 설명했다.

유전자형 세분은 역학조사의 편이성을 제외하면 병원성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 백신을 만들 때도 확인된 유전자들의 공통부분을 뽑아내 백신후보주를 구축한다는 게 검역본부 설명이다. NS 등의 내부 유전자가 병원성과 무관하다는 방증이다.

서 교수는 아예 H5N6형이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었음에도 방역망이 허술해 잡아내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지난 15일 천안 풍서천 인근에서 자체적으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리한 뒤 10월 건국대 연구진이 풍세천 인근에서 분리한 시료, 일본 가고시마대 연구진이 공개한 AI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와 비교했다.

서 교수는 "분석 결과 세 바이러스는 모두 H5N6형으로, 8가지 유전자가 99% 일치해 같은 유형으로 확인됐다"며 "유전자 복제효소로, 질병성에 영향을 주는 PB1은 중국에서 공개한 유전자 정보와 달랐다. 이는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온 뒤 PB1 부분에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재조합돼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고 이후 일본으로 전파된 거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여름 국내 산란계(알 낳는 닭) 수백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는 예년의 자연폐사율을 크게 웃도는 것이어서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고 부연했다.

서 교수는 "(연간 수십만 건의) 철새 분변을 줍는 사람들 사이에선 하천 주변에서 주운 분변시료에서 검출된 바이러스가 철새 것이 맞냐는 말이 돈다"며 "거꾸로 철새가 먹이를 구하러 하천 주변 농가에 갔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중국에서 유행했던 H5N6형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뒤 잠복 과정에서 PB1 부분에 변이가 이뤄졌고 국내에 들어온 철새가 농장에서 옮았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임정환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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