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변동 및 중국 등 후발 기업 추격 외부 변수 여전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업계가 체질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학산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후발 기업들의 추격 등 외부 충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업황 호조로 실탄을 마련한 화학업계는 투자 확대를 통해 생존 기반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학업계는 기초원료인 나프타 의존도에서 벗어나 원료 다각화를 추진하는 한편 범용 제품의 고부가가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업계는 LPG 가격 하향 안정세로 사용 비중을 높이거나 LPG 기반의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18년까지 여수공장에 C3LPG(프로판가스)를 주 원료로 사용하는 20만t 규모의 에틸렌 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상반기 착공에 돌입해 2018년 말 기계적 준공에 이어 2019년 본격 상업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LG화학, 한화토탈 등은 지속적인 설비 개조 및 저장탱크 확보를 통해 혼합비중을 10~20%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으며 대한유화도 LPG 비중을 높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기존 범용제품의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범용 제품인 PVC의 기능을 향상시킨 '고부가 CPVC(염소화 PVC)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고부가 CPVC는 기존 PVC에 염소 함량을 높인 것으로 열과 압력, 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우수해 소방용, 산업용 특수 배관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높은 기술 수준이 필요한 CPVC는 미국의 루브리졸(Lubrizol), 일본의 세키스이(Sekisui), 카네카(Kaneka)등 소수의 업체만이 생산할 수 있어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제품이다. 

지난해 CPVC 시장규모는 약 6300억원으로 매년 10% 이상씩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LG화학과 SK종합화학은 '고부가 합성수지(엘라스토머)'를 개발하고 고부가 시장에 진출했으며 설비 증설을 통해 생산 확대에 나서는 상황이다.

엘라스토머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로 자동차용 범퍼 소재, 신발의 충격 흡수층, 기능성 필름, 전선케이블 피복재 등에 사용된다. 

LG화학은 오는 2018년까지 충남 대산공장에 4000억원을 투자해 총 20만t 규모의 엘라스토머 공장을 증설한다.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량은 현재 약 9만t에서 29만t으로 확대돼 다우케미칼, 엑슨모빌에 이어 글로벌 탑3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SK종합화학은 지난해부터 울산에서 넥슬렌 1공장을 가동 한데 이어 내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넥슬렌 2공장 착공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SK종합화학은 2020년까지 연산 100만t 규모의 생산량을 보유한다는 목표다. 

국내 화학업계가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산업 특성상 유가에 민감한데다 중국 등 후발 국가들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범용제품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생산 확대로 국내 업체들의 경쟁은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은 진출이 수월한 다운스트림 제품군에서 높은 자급률을 보이고 있다. 합섬원료와 합성고무 제품이 대표적이다.  

PVC, BR, 카프로락탐 등의 자급률은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기타 제품군도 70~80%의 평균 자급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 확보와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은 업계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아직 고부가 시장 규모는 작지만 미래 성장을 보고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