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비수기 불구 부타디엔 등 화학제품 상승세 지속신증설 물량 부족 등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듯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가운데 올해도 견조한 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시황 호조 영향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롯데케미칼은 2조5478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화학은 2조원에 조금 못미치는 1조991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에 이룬 최대 성과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전반적인 화학제품 마진이 강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 시황 호조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화학제품 가격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나프타 가격은 2주간 상승하며 t당 527달러를 보이고 있고, BD(합성고무 원료) 가격은 지난해 3분기말 대비 90% 급등했다. 벤젠과 SM(스타이렌모노머) 가격 역시 급등하며 유가 폭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 신증설 물량이 부족해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화학제품 마진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한 중국의 석탄화학설비(CTO, MTO)의 경제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시황 호조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중국의 석탄화학설비(CTO, MTO) 신증설은 국내 석유화학업체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유가 하락 이후 경제성이 떨어진 만큼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6~2020년 중국 내 1000만t 규모의 에틸렌 증설계획 가운데 CTO/MTO 비중은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석탄화학의 환경 및 품질문제, 약화된 원가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예정대로 완공되더라도 가동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다만 오는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에탄크래커 설비는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에탄크래커에서 생산된 에틸렌은 다운스트림 제품의 원료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북남미, 유럽 지역에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증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에도 수급상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