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레이시아, 우즈벡 이어 미국 상륙…"에틸렌 450만t 확보, 경쟁사와 '초격차' 나서'원료 다변화-규모의 경제' 통했다…"유통 넘어 그룹 최고 영업익 달성 이끌어"
  • ▲ 허수영 신임 롯데그룹 화학BU장.ⓒ롯데케미칼
    ▲ 허수영 신임 롯데그룹 화학BU장.ⓒ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허수영 대표이사 사장이 그룹의 화학 산업 전체를 이끌어가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 2012년 롯데케미칼의 대표이사로 부임해 4년만에 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로 올려놓는데 성공한 허 사장은 그룹 화학BU(business unit)장으로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등 그룹의 화학 계열사 전체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됐다.

    22일 업계는 롯데케미칼을 성공적으로 이끈 허 사장이 그룹 화학부문 BU장으로 승진한 것은 그의 뚝심 경영이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한다.

    허 사장은 2015년 롯데케미칼 창사이래 처음으로 합성고무 시장에 진출하는 신사업을 추진했고 2006년부터 투자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던 우즈베키스탄 가스화학 공장을 2015년 10년만에 완공시켰다. 

    새로운 석유화학제품인 합성고무와 나프타(naphtha)를 대체할 수 있는 에탄(ethane), 프로판(propane) 등으로 화학제품을 만드는 가스화학에 대한 투자는 업계의 우려 속에서 시작됐다.

    허 사장은 공급과잉으로 합성고무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던 시기에 신규 투자를 결정했고 저유가로 경쟁 업체들이 가스화학 투자 철회를 결정하던 시기에 우즈베키스탄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사이클(cycle) 사업인 석유화학의 특성을 믿고 합성고무와 가스화학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진행하던 투자를 갈무리 한 허 사장의 뚝심은 최근 호황을 맞이한 합성고무, 유가 상승과 셰일가스(shale gas) 생산량 증대로 본격 가동되는 가스화학 등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가스화학 영토확장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2018년 미국 루이지에나에 에틸렌(ethylene) 기준 100만t(지분 90%) 규모의 ECC(에탄크래커)와 20만t 규모의 ECC를 2019년 전남 여수에 완공할 예정이다.

    여수(100만t), 대산(110만t) LC Titan(72만t),
    우즈베키스탄 ECC에서 39만t(지분 24.5%)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이다. LC Titan이 추진 중인 9만t 증설까지 완료되는 시점에 이르면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450만t으로 확대된다.

    한화토탈(100만t)과 여천NCC(191만t. 대림 한화 각각 50%)를 기반으로한 한화케미칼(195만t)과 여수와 대산에서 연간 225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LG화학을 글로벌 기준으로 이미 넘어섰으며, 여수 ECC가 완공될 경우 국내 최대 타이틀도 가져오게 된다.

    허 사장은 2012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 부임해 높은 경영 성과를 냈다. 2013년, 2014년 5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던 영업이익을 2015년 1조6111억원으로 끌어올렸고 2016년에는 크게 개선된 시황에 힘입어 2조5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견인했다.


    합성고무 등의 신규사업과 가스화학 등의 원료 다변화 노력 외에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한 인수전을 펼친 성과가 긍정적인 시황과 맞물려 높은 경영실적을 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허 사장은 2004년 신동빈 회장이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맡은 후부터 전무로 진급해 회사의 중요 업무를 맡았고 
    지금의 롯데케미칼이 있기까지 굵직한 인수·합병에 직접 나섰다. 2007년 롯데대산유화, 2009년 파키스탄 PTA,  2010년 영국 아테니우스 공장, 말레이시아 타이탄홀딩스, 2012년 케이피케미칼 등을 인수·합병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업계는 허 사장의 뚝심이 만들어낸 롯데케미칼의 성공이 롯데그룹의 간판 계열사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룹을 상징하던 롯데쇼핑이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했던 2015년 롯데케미칼은 1조611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롯데쇼핑은 2015년 8540억원, 2016년 9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이 2015년 기록한 1조6111억원의 영업이익을 넘어 2조5478억원의 영업이익을 지난해 기록하면서 유통에서 화학으로 롯데그룹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있다.

    한편, 지난 21일 
    롯데그룹은 90개가 넘는 계열사를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4개 부문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허 사장이 그룹 화학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빈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자리에는 김교현 부사장(LC Titan 대표이사)이 사장으로 승진해 올 예정이다. 김 사장 내정자는 2014년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법인 'LC Titan'에서 낸 성과를 긍정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C Titan은 지난해 2조285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롯데케미칼이 기록한 13조2235억원의 매출액의 20% 정도를 차지했다. LC Titan이 기록한 5126억원의 영업이익 역시 롯데케미칼 전체 영업이익의 20%에 해당한다.

    삼성그룹에서 인수한 화학 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정밀화학 역시 새로운 대표이사를 맞이했다. 롯데첨단소재는 지난해 4월 롯데케미칼의 주요 화학 공장을 두루 이끌었던 공장장 출신의 이자형 부사장이 부임한 상태다. 

    롯데정밀화학은 재무 전문가 오성엽 대표이사를 대신해 공장장 출신의 이홍열 부사장이 부임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가스화학 공장을 성공적으로 완공하는데 역할을 하면서 그룹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