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일 오전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 19대 한국수출입은행장 취임식에서 최종구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수출입은행
    ▲ 7일 오전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 19대 한국수출입은행장 취임식에서 최종구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수출입은행

 
최종구 수출입은행 신임 행장은 7일 취임사에서 "조선, 해운 산업에 대해 수은이 옥석을 가려 우량 기업이 살아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행장은 이날 여의도 수은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민간 금융기관들이 위 산업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있다"면서 "회생이 가능한 기업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과 수출을 주도했지만 현재 어려움을 겪는 산업이나 기업들에 대외경쟁력 회복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 과감한 지원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수은이 작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수은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수은이 경기가 어려울 때 주어진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임직원들을 향해 "수은의 업무 특성상 국회, 정부, 언론 등과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한만큼 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종구 신임 수출입은행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수출입은행 임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수출입은행의 제 19대 은행장으로 취임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을 커다란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30여년간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국제 경제와 금융 분야에서 일하면서, 수은의 많은 분들과 같이 일해 본 경험이 있어 이 자리가 더욱 반갑고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오늘의 수은이 있기까지 여러 선배 임직원들과 역대 은행장들께서 이룬 성과를 한층 발전시키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져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일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전반적인 세계경기는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고 불확실성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경기도 최근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경제발전 원동력이던 조선, 플랜트, 건설 등의 기존 주력산업도 세계경기의 장기 침체로 인해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은은 지난 1976년 설립 이래 40년 동안, 불모지였던 우리 조선과 플랜트 산업 등이 글로벌 시장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금융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역할에 매진해 온 결과 수은도 지금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작년에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였며, 이로 인해 우리 수은의 건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에는 사이클이 있는만큼 바닥을 지나면 반드시 상승기가 오게 되고, 또한, 수은은 경기가 어려울 때 더 많은 역할이 필요하므로, 일관되게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수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과 수출을 주도해 왔지만,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들에 대해서는 국책금융기관인 수은이 대외경쟁력 회복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 세계적 위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과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함께 추진해야 할 정책방향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플랜트, 해외건설 등 주력산업이 겪고 있는 수주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P/F․S/F, 복합금융, 개발금융 등 수은만의 다양한 금융지원 수단을 적극 활용해 우리 기업의 수주경쟁력을 높여 주어야 합니다.

또한, 사업규모가 커지고 복잡다단해 짐에 따라, 고객들의 요구 조건과 시기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어, 사업 발굴 단계부터 고객 기업들과 금융지원방안 등에 대해 충분히 협의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아울러, 민간금융기관들이 조선, 해운산업 등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있어 회생이 가능한 기업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정책금융기관인 수은이 옥석을 가려, 우량 기업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두번째는 서비스, 에너지, 미래운송기기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시대(超連結時代)*라는 최근 흐름에 맞춰, 신성장산업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취약한 분야에서는 인수·합병, 수직통합, 이종 산업과의 결합 등이 가능하도록 다각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아프리카, 이란 등의 신시장 개척을 지속 추진하고, 민간금융기관이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금융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민간금융기관 등 전략적 파트너들과 프로젝트 경험 및 역량을 공유하여 우리 기업들이 원하는 경쟁력 있는 금융패키지를 적기에 공급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현지 정보와 네트워크 등 수은만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여 민간부문이 신흥시장에 진출할 때 수반되는 리스크를 경감해줘야 합니다.

또한,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성장단계에 맞는 금융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경제 동반자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수은이 약속한 혁신안을 철저히 이행하여 신뢰받고 존중받는 정책금융기관이 되자는 것입니다.

최근 정책금융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해당 기관들에게 적극적인 역할은 물론, 국민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진화된 리스크 관리 및 경영관리 혁신방안 등을 제대로 이행하는 한편, 고객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정책금융을 제때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은가족 여러분!

이러한 정책과제를 추진해 나가는데 있어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고객별 ‘눈높이에 맞는 신뢰 경영’입니다.

다양한 고객의 서로 다른 요구에 대해 각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 적극적이고 탄력적인 자세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했어도 수요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과 노력만 낭비한 결과가 되므로, 보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협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고객과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필요성을 인정받고 신뢰를 얻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은이 국민경제를 위해 기여하는 바를 정확히 알리고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수은의 업무 특성상 국회, 정부, 언론 등과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한만큼 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습니다.

두번째는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여 재충전의 시간을 확보하고 내부 역량과 생산성을 극대화 하자는 것입니다.
 
수은을 둘러싼 경영환경이나 근무여건이 바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만큼 우선 주어진 조건 하에서라도 기존의 일하는 방식이나 절차를 혁신적으로 개선하여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조속히 정착시켜야 합니다.

한 예로 문서작성 줄이기, 보여주기식 업무나 행사․의전 안하기, 구두보고 활성화하기, 보고시 실무자 동반하기 등을 지금부터 실천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구성원간 원활한 상하‧좌우 소통, 부서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조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내야 합니다.

열 번 설득하지 않으면 설득한 것이 아니고, 열 번 듣지 않으면 들어준 것이 아니라는 열린 마음으로 적극 소통하여 ‘신뢰의 수은 문화’를 싹 틔워 봅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선진금융기관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업무역량과 식견’을 함양하자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대내외 상황을 늘 주시하여 그에 맞는 목표와 방향을 명확히 설정한 후 전문성을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자기계발 기회를 가급적 많이 제공하는 한편, 열정과 역량을 갖춘 직원들이 제대로 대우받는 시스템과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저는 수은 가족의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여러분과의 벽을 낮추고,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데 저부터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노고는 오직 여러분 자신과 은행의 발전을 위하여만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수은이 세계적인 대외정책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함께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7일
은행장 최 종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