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업 철수 계획 無… 신동빈 회장, 글로벌 지속 공략 계획
"롯데마트 영업정지 한 달 넘어 가지 않을 가능성 높아"
  • ▲ 신동빈 롯데 회장. ⓒ이종현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 ⓒ이종현 기자

"롯데마트 중국 철수는 없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중국 사업에 대한 신념은 흔들림이 없었다.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THAAD) 보복의 일환으로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신 회장이 롯데마트 경영진에 '중국사업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중국 사업이 적자를 보더라도 중국 사업의 잠재성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 롯데마트 55개 점포에 소방법, 시설 위반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한 기업에서 소방법 및 시설 위반 등으로 다수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운영중인 99개(롯데 슈퍼 포함 총 112개) 점포 중 절반이 넘는 곳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거둬들인 연간 매출은 총 1조1290억원, 월 94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55곳이 한 달간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발생하는 피해 규모는 단순 계산으로도 500여 억원에 달한다.

한 달 이상 영업정지가 이뤄질 경우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롯데마트는 해외사업에서도 1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8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한 손실이다.

롯데마트가 중국 사업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중국 시장의 잠재성을 보고 투자를 진행한 만큼, 현재 과정을 성장통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011년 회장직에 오른 이후 줄곧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롯데마트 등 사업의 외형을 공격적으로 키워왔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1년 
94개, 2012년 102개, 2013년 107개, 2014년 103개, 2015년 116개, 2016년 112개로(롯데슈퍼 포함) 중국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영업적자를 지속적으로 보는 와중에도 중국 점포를 늘린 이유는 중국시장을 잡지 않고서는 향후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신 회장의 뜻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서 살아남은 글로벌 기업 및 국내 기업들은 중국 현지 '텃세' 탓에 초기부터 성공한 기업은 거의 없다. 일례로 이랜드는 1994년 중국시장에 진출해 지속적인 투자 등을 거쳐 2000년에야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 ▲ 중국 점포 사진. ⓒ롯데마트
    ▲ 중국 점포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가 중국 사업 철수를 고려하지 않는 또 한가지 이유는 영업정지가 한 달을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영업정지 기간이 한 달을 넘어서면 직원들에게 주는 월급이 삭감된다. 영업정지 기간이 한 달 이하면 100% 지급, 한 달 이상 70%, 두 달 이상 50% 지급되는 방식이다.

    중국 롯데마트에서 근무하는 직원 99%가 현지인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자국민 위주의 정책을 펼치는 중국 당국이 한 달 이상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즉 중국 당국의 목적은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 이슈화될 수 있는 부분에서 일시적인 압박을 통해 사드 반대 여론을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양국 국민의 심리에 대한 파급력이 높은 산업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反 사드 배치’에 대한 여론을 고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 제재 및 분쟁이 격화돼 중국 수출 관련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와 같은 주장은 억측에 가깝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롯데마트 측은 중국의 사드보복에도 오히려 점포 효율화 등을 통해 중국 현지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 총력을 펼친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운영되는 롯데마트가 시장에서 참패를 거듭해 완전히 고꾸라지면 모를까 이번 이슈 때문에 사업을 철수한다는 일부의 보도는 오보"라며 "오히려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점포 효율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