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암 치료비 마련 위해 한국행…농장서 일하던 중 화재 소식에 달려와서울 용문동 다가구주택 화재서 일가족 구조 '소방관' 2명 시상도
  • ▲ LG는 15일 화재현장에서 이웃을 구한 의인들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왼쪽부터 니말, 최길수, 김성수 씨. ⓒLG
    ▲ LG는 15일 화재현장에서 이웃을 구한 의인들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왼쪽부터 니말, 최길수, 김성수 씨. ⓒLG


    LG복지재단이 지난달 10일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 현장에서 할머니를 구해낸 스리랑카 출신 근로자 니말 씨에게 'LG 의인상'과 치료비를 포함한 상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2015년부터 국가와 사회, 이웃을 위해 용기 있는 행동을 하고 자신을 희생한 의인을 선정해 수여하고 있는 LG 의인상에 외국인이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리랑카에 있는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5년째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니말 씨는 인근 농장에서 작업하던 중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집 안에 할머니가 갇혀있다는 말을 들은 니말 씨는 주저하지 않고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가 할머니를 무사히 구해냈다. 이 과정에서 니말 씨는 얼굴과 폐 등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3주간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니말 씨는 "평소 마을 어르신들이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 준데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할머니를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불길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아무 연고 없는 이국 땅에서 자칫 자신의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치솟는 불길 속으로 뛰어든 니말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은 이웃 사랑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 치켜세웠다.

    한편 LG복지재단은 지난 11일 서울시 용문동 다가구주택 화재현장에서 일가족을 구조한 최길수, 김성수 소방관에게도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두 소방관은 대피하지 못한 주민 5명을 구조하기 위해 다가구주택 안으로 진입해 3층에 있던 아이 2명과 4층 주민 1명을 구조했다. 뒤이어 아이들의 부모를 구조하기 위해 3층 집 안으로 진입하는 순간, 천장 틈 사이로 불길이 맹렬히 치솟아 퇴로가 막히자 유일한 탈출구인 창문으로 부모가 대피할 수 있도록 온 몸을 던졌다. 최 소방관은 대피하는 과정에서 아이들 부모 몸에 불이 붙지 않도록 방화복을 입은 자신의 온 몸으로 불길을 막았고, 김 소방관은 매트리스를 이용해 불길이 더 번지지 않도록 차단했다. 
     
    아이들 부모가 모두 탈출한 뒤 최 소방관은 3층에서 뛰어내렸고, 김 소방관은 불길을 뚫고 건물 밖으로 빠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최 소방관은 허리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고 김 소방관은 얼굴과 손등에 화상을 입었다. 특히 최 소방관은 소방관이 된지 2달 밖에 안된 새내기 대원으로 3주 뒤로 예정된 결혼식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