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현대 이어 롯데 상반기 공개예정"자사 브랜드간 경쟁… 리스크 클수도"
  • ▲ 현대건설 '디에이치 아너힐즈' 주방. ⓒ현대건설
    ▲ 현대건설 '디에이치 아너힐즈' 주방. ⓒ현대건설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고급화 전략을 펼친 것이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높아진 분양가가 부담이 되고 기존 브랜드 입주민의 경우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는 브랜드 이미지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르면 올 상반기 중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그니처 캐슬'을 포함해 여러 브랜드를 두고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고 있는 '시그니처 캐슬'의 경우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는 초호화 레지던스 '시그니엘'과 기존 브랜드인 '롯데캐슬'을 융합한 명칭이다.

    롯데건설 측은 "기존 브랜드(롯데캐슬)가 이미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어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없었는데, 강남권 재건축시장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 시장의 요구가 커지면서 일선 부서에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남권이나 고급단지에 적용되는 '하이앤드(High-End)'급이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전해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비슷한 이유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인 바 있다.

    최초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가 적용된 곳은 2013년 선보인 대림산업의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다. 대림산업은 기존 'e편한세상' 브랜드가 아닌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를 3.3㎡당 평균 4130만원이라는 최고 분양가로 책정했음에도 완판에 성공했다. 대림산업은 이후 '아크로 리버하임', '아크로 리버뷰' 등 지속적으로 고급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남·서초를 비롯한 강남권에서 1년 동안 강남구 대치마을3지구와 개포대치 2단지, 서초구 방배6구역과 신반포 7차 등으로 강남권에서만 수주고 7500억원을 올린 저력을 갖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당초 '아크로'의 경우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염두에 두고 시작됐다"며 "이후 강남권 지역민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강남권 수주전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2015년 4월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새로 만들었으며, 강남 개포주공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 2019년 8월 입주 예정)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였다.

    그룹명인 현대의 앞 글자에서 따온 '디에이치는' 분양가가 3.3㎡당 3500만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 단지에만 적용하면서 일반아파트와는 차별화된 하우징 컨시어지 서비스 등 다양한 특화설계와 서비스가 도입된다.

    처음 적용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3.3㎡당 평균 4137만원이라는 고분양가에도 불구 평균 87.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건설 측은 "강남권 재건축시장을 공략하고자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했다"며 "프리미엄 아파트시장에서도 기업 브랜드 인지도 1위 건설사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2014년 용산 전면2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선보였으며 이후 '서초 푸르지오 써밋',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등을 잇달아 분양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푸르지오 써밋'은 단순히 분양가가 얼마 이상이어야 분일 수 있는 게 아니라 입지와 환경, 마감재, 특화설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부 제한된 사업장에만 붙여진다"며 "건설사 전반적으로 주택사업에서 도시정비사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랜드마크성 단지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화건설의 경우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해 '갤러리아 포레·팰리스'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앞 다퉈 고급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은 서울 강남권 등지의 고급주택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데다 재건축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존 브랜드 이미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희석되고 있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가 분양가 인상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눈에 띌 만한 상품 차별화가 쉽지 않은 아파트시장에서 새 브랜드를 출시해 분양가 인상의 명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단지의 경우 기존 아파트와 설계상에 큰 차이점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화려한 외관과 값비싼 인테리어, 고급 커뮤니티시설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공사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분양가를 인상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유는 분양가를 비싸게 책정해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많은 이익을 남겨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함이다.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에게 얼마만큼의 돈을 안겨줄 수 있는 지가 핵심이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대체로 화려한 외관과 조경시설, 외국산 고급 마감재, 호텔급 커뮤니티시설을 제시하며 분양가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비싼 일반분양가로 높은 수익을 남기고 싶어 하는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최근 대형건설사간 수주 경쟁이 치열한 강남권 단지의 경우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시하는가하면, 미분양 리스크까지 떠안는 것은 물론, 일반분양가를 최대한 높게 잡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브랜드 이미지 퇴색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설계·시공 능력보다 인테리어나 외관, 특화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를 두다보니 분양가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남발한다면 더 비싼 단지에는 또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가 필요해지기 때문에 기존 브랜드가 범용 브랜드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급' 이미지를 가져간 새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위상에 불만을 품는 기존 브랜드 입주민의 반발도 적지 않다. 현대건설이 반포 삼호가든3차 입찰 당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과 기존 '힐스테이트' 입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급 수요층을 목표로 한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파트 브랜드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상황인 만큼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보다 상위 브랜드의 아파트가 생겨나는데 따른 주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분양열기가 뜨거울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한 분양가 상승효과가 있지만, 반대의 경우 자사 브랜드까지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며 "기존 브랜드와 차별성이 부족할 경우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발생할 수 있는 등 건설사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