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경희 미래사이언스(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 연합뉴스
    ▲ 한경희 미래사이언스(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 연합뉴스



    스팀청소기로 널리 알려진 여성벤처기업 한경희생활과학(현 미래사이언스)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미래사이언스는 이달 초 기업 회생 업무를 전문으로 다루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 기업 채권단 측의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 부결처리에 따른 것이다.

    금융기관 주도의 구조조정을 뜻하는 워크아웃이 부결된 미래사이언스는 현재 25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가지고 있다. 당시 주채권은행 IBK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미래사이언스의 채무 규모가 회사 규모에 비해 크다고 판단해 워크아웃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번 회생 신청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은 회계 법인을 선임해 실사과정을 거쳐 미래사이언스의 회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회생이 결정되면 채무 감면과 상환 유예가 가능해져 신규 투자금 유치 등을 통한 재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에 한경희 대표는 "한경희 생활과학(미래사이언스)은 지난 20년 동안 외산 가전 브랜드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국민 기업으로 사랑을 받아왔다"면서 "강력한 회생 의지를 가지고 회생절차를 밟아 성실히 채무 상환을 진행하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사이언스 측의 빠른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앞서 빚어진 한경희 대표의 사기 혐의 고소 건, 미국 탄산수 제조업체와의 소송 등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지난달 말 한경희 대표의 지인으로 알려진 A씨는 한 대표에게 회사채와 관련한 8억 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한 대표가 지난해 5월 신주인수원부사채(BW)에 관한 인수계약을 맺었지만 납부기일까지 대금을 상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W란 미리 약정된 가격으로 발행기업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사채다.

    미국 탄산수 제조업체와 진행 중인 사기 피해 소송 금액도 565억원에 달한다. 미래사이언스는 미국 탄산수 제조업체인 스파클링 드링크 시스템(SDS)과 지난해 9월부터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는 미래사이언스 측이 SDS에 신청한 제품 샘플 불량에서 비롯됐다.

    미래사이언스 관계자는 "최근 신제품이 홈쇼핑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회생 절차 개시 시 신제품 판매와 신규 투자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사이언스는 한경희 대표가 1999년 설립한 생활가전업체로 2003년부터 출시된 스팀청소기가 큰 인기를 끌어 널리 알려졌다. 계속되는 성장세로 2009년 1000억원에 달하는 최고 매출 기록 이후 화장품·정수기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지만 연이은 실패로 2015년에는 순손실이 300억원 대를 넘어가며 자본잠식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