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뮤지컬·수제車 등 매니아 ‘타깃’기업-투자자 관계 넘어 ‘커뮤니티’ 형성
  • ▲ '모헤닉 게라지스'의 주주총회. ⓒ 와디즈
    ▲ '모헤닉 게라지스'의 주주총회. ⓒ 와디즈

    인생을 즐기고 자신의 취향과 취미 생활에 우선순위를 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투자시장에서도 욜로족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 문화예술 콘텐츠 등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 성공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 뮤지컬 등에 일정액 투자 후 흥행실적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크라우드펀딩이다.

    와디즈는 지난 4월 고전소설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광염소나타’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82명의 투자자로부터 680만원의 투자금을 유치받아 목표액의 682%로 초과달성했다.

    해당 작품은 뮤지컬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펀딩 참여시 예매권을 포함해 프로그램북, 브로마이드 등을 함께 지급해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앞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뮤지컬 ‘캣츠’도 크라우드 펀딩으로 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 뮤지컬 업계 최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뮤지컬 ‘미드나잇’의 크라우드 펀딩이 59명으로부터 2780만원을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기업을 선정, 투자해 주주가 되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기업 역시 이러한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행사 등을 주최하며 단순한 기업과 투자자의 관계가 아닌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한다.

    수제자동차 벤처기업인 ‘모헤닉 게라지스’는 매년 자사 주주총회를 ‘모팸(MOFAM, 모헤닉 패밀리) 데이’라고 칭하고 축제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사 직원 및 모헤닉 오너, 주주들을 포함하는 ‘모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행사에서는 가족들까지 참석 가능하다.

    회사는 지난 1년간 크라우드 펀딩으로만 총 7억원의 자금과 제3자배정으로 20억을 유치한 바 있다.

    모헤닉 게라지스는 현재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벤처기업 장외주식 거래소인 KSM에도 상장됐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KSM에서 유일하게 거래가 체결된 종목이기도 하다.

    식도락을 즐기는 투자자들을 위한 펀딩도 주목받는다.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도 자사 주주총회에서 바비큐 파티와 수제맥주를 겸한 파티 형식으로 열어 투자자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까지 초청했다.

    프렌치 레스토랑 ‘앙스모멍’을 운영하는 혜성종합레저도 압구정 본점에 이어 종로 2호점을 내기 위한 투자금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집, 1억4120만원의 투자액을 유치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오리지날스푼’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금 목표액을 달성했다.

    그러나 일부 펀딩의 경우 투자 전 실제 시장에서의 흥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에서 공개하는 정보나 아이디어 정도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데 정작 시장에 나오면 결과가 예상과 달라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다”며 “돈을 벌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참여한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