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수 전 체육정책 과장, '최순실-박근혜-이재용' 연결고리 자른 증언해"박 전 대통령 승마 관련 지시, 정유라 출전 2013년 4월 대회 아닌 6월 대회""순위 문제 아닌, 대통령기 대회 왜 지방에서 열리는지 알아보라는 것"
  •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 과장.ⓒ연합뉴스
    ▲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 과장.ⓒ연합뉴스


    진재수 前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 과장의 증언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 1심 판결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 전 과장은 지난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진술한 내용은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과 변호일들이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내용과 일치, 특검측의 주장을 뒤엎었기 때문이다.

    진 전 과장은 진술에는 '최순실-박근혜-이재용'으로 이어지는 ▲국정농단 ▲권력 사유화 ▲뇌물 공여 및 수수 등의 특검측의 주장에 심각한 타격을 가했다.

    검찰이 그동안 주장해 온 최 씨와 박 전 대통령, 이 부회장의 연결고리와 죄목이 처음부터 사실과 거리가 멀었고, 검증되지 않은 특정 개인들의 일방적 주장을 통해 구성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은 최 씨가 자신의 딸인 정유라가 2013년 4월에 열린 승마대회에서 준우승하자 박근혜 대통령을 동원해 대한승마협회에 압력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정 씨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진 전 과장을 좌천했다고 주장해 왔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를 돕는 조건으로 최 씨의 딸 정 씨를 적극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 전 과장의 증언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청와대로부터 승마에 관해 지시받은 내용은 정 씨가 출전했던 4월 대회와 무관한 2013년 6월 대회였다. 진 전 과장은 정 씨의 준우승 문제로 승마협회를 압박한 바 없다고 밝혔다. 

    진 전 과장이 청와대로부터 받은 업무는 2013년 6월에 열린 대통령기 승마대회가 왜 지방에서 열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서 보고하라는 것이었고, 당시 진 과장은 '수도권에는 마사(馬舍)가 부족해 경상북도 상주, 전라북도 장수, 전라남도 광주에서 큰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요지의 내용을 보고했다.

    법조계는 진 전 과장의 증언을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죄목인 ▲국정농단 ▲권력 사유화를 주장해온 검찰에 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진 전 과장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핵심 죄목인 ▲뇌물수수 및 공여에 의문을 던지는 증언도 남겼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을 기소하면서 '승마지원 명목으로 삼성으로부터 213억원 지급받기로 약속하고 77억9735만원을 지급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에게 동시에 성립될 수 없는 뇌물수수와 뇌물공여죄를 적용했다. 

    이와 달리 진 전 과장은 삼성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은 승마협회 전직 전무인 박원오 씨를 언급했다. 박 씨를 2013년 6월 처음 알게됐으며, 같은해 7월 승마협회 비리를 조사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공금횡령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구속돼 실형을 살았던 박 씨에 대해 보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최순실 씨의 측근인 동시에 정유라의 승마 스승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삼성이 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주요 업무를 도맡은 
    박 씨는 현재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승마를 빌미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오간 돈을 직접 관리한 박 씨가 법적 증언을 일방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삼성 인사들과 독일에서 직접 접촉한 박 씨의 증언이 나온다면, 이 부회장의 선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법조계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현재 박 씨는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이후 증인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혀 온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