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홈쇼핑 등 계열사 확대 적용… "일·가정 양립하는 기업문화 정착 기대"
  • 현대백화점그룹 CI. ⓒ현대백화점그룹
    ▲ 현대백화점그룹 CI.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2시간 단위로 연차(年次)를 사용하는 ‘2시간 휴가제(반반차 휴가)’를 유통업계 최초로 도입한다. 합리적인 연차 사용을 장려해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선순환적 기업문화를 정착시켜나가겠다는 취지다.

    29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한섬이 이달 중순부터 ‘2시간 휴가제’를 시범 도입한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대다수 기업들이 연차를 절반으로 나눠 쓰는 ‘반차 휴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2시간 단위로 휴가제를 도입한 곳은 드물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2시간 휴가제 도입으로 임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낸다거나, 학원 수강, 취미·여가활동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녀를 둔 기혼 여성 직원이나 임산부 직원, 결혼을 앞둔 미혼 직원들의 2시간 휴가 사용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2시간 휴가제는 하루 근무시간(8시간) 중 2시간 연차를 쓰면 임직원 개인 연차에서 0.25일을 빼는 것으로, 2시간 휴가를 4번 사용하면 개인 연차 1일이 소진된다. 이에 따라 만 1년가량 근무한 현대백화점과 한섬 직원의 경우 개인 연차(19일) 중 여름 휴가(7일)·겨울 휴가(3일)를 제외하고 한 달 평균 3회 가량 2시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업무 특수성을 고려해 ‘2시간 휴가제’를 계열사 중 현대백화점과 한섬에 우선 적용키로 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백화점 업(業) 특성상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퇴근시간이 상대적으로 늦다는 점을 고려해 퇴근시간에 한해서만 ‘2시간 휴가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매장 근무 직원들은 2시간 휴가를 사용하게 되면 오후 5시 30분에, 본사 직원의 경우 오후 4시에 퇴근이 가능하다.

    한섬 역시 패션업계의 특성상 여성 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하루 근무 시간(오전 9시~오후 6시 30분) 중 출·퇴근 시간대에만 2시간 휴가를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섬 내 여성 인력은 올 3월 인수한 옛 SK네트웍스 패션부문(現 현대G&F, 한섬글로벌)까지 포함해 약 1000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72% 수준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한섬에 이어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다른 계열사에도 2시간 휴가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출산휴가 신청과 동시에 최대 2년간 자동으로 휴직할 수 있는 '자동 육아 휴직제', 퇴근 후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PC-OFF) 시스템' 등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2시간 휴가제 도입으로 유연한 근무환경이 조성돼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직원들이 일과 가정 모두에서 균형적인 삶을 유지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