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뜸해진 웨어러블, '냉담한 반응' 이어져"'콘텐츠-제품' 사양 니즈 높아…요구치 부응 못해 아쉬움"
  • 삼성전자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선보인 '기어 스포츠'. ⓒ연찬모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선보인 '기어 스포츠'. ⓒ연찬모 기자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17'이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스마트워치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전시장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워치 '기어 스포츠'와 '기어 핏2 프로'가 전 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시장 성장 전망에 대한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낮은 상태다.

전시회에 참가한 ▲핏빗 ▲가민 ▲파슬 등 웨어러블 전문 업체들은 '스마트워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실제 구매와 이어지고 있지는 않는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스마트워치 시장에 새로운 혁신이 요구된다는 입장을 스스로 내보인 셈이다.

2일(현지시간) 핏빗의 한 관계자는 "불과 몇년 전까지 존재했던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며 "IT 기기들이 끝없는 발전을 이어가면서 스마트워치에 대한 기대감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가져다주는 생활의 편의성보다는 전자기기로서의 월등한 스펙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민에서 근무하는 Karen Volker씨는  "전 세계적으로 콘텐츠뿐만 아니라 제품 사양에 점점 더 포커싱이 맞춰지는 흐름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일례로 크기와 성능 모두를 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많아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웨어러블 전문업체 핏빗 전시부스 현장. ⓒ연찬모 기자
    ▲ 웨어러블 전문업체 핏빗 전시부스 현장. ⓒ연찬모 기자


  • 실제 전시회를 통해 살펴본 해외 스마트워치 업체들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다.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 역시 제품을 살펴보거나 손목에 대보기만 할 뿐 별도의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핏빗 부스를 방문한 Lukasz Abels씨는 "소비자 입장에서 아직까지 스마트워치를 구매할 필요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스마트워치의 주요 기능을 스마트폰이 대신하거나 더 잘할 수 있다"며 "흥미를 끄는 콘텐츠도 제한적인데다 가격대도 높게 형성돼있어 관심에 그치는 정도"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2110만대로 전년(2080만대)대비 2%도 채 안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1분기 출하량 620만대, 2분기 550만대로 시장의 우려는 더해져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이 이달 '애플워치'의 신제품을 내놓는 것에 다소 기대를 거는 중이다. 소비자들의 막대한 관심과 함께 시장도 활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현재로서는 미지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도 콘텐츠 강화는 물론 스펙과 디자인에 한껏 주력한 제품들을 내보이며 소비자 니즈에 최대한 걸맞는 움직임을 보이는 양상이다. 

  • 파슬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선보인 '엠포리오 아르마니 커넥티드'. ⓒ연찬모 기자
    ▲ 파슬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선보인 '엠포리오 아르마니 커넥티드'. ⓒ연찬모 기자


  • 삼성전자가 선보인 신규 스마트워치 2종은 피트니스 기능에 초점을 두고 개발돼 사용자의 운동량 측정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운동 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 수심 50m에서도 견딜 수 있는 방수기능과 초 단위 심박 측정기능까지 탑재하는 등 주요 타깃층에 집중한 모습이다.

    핏빗은 GPS 스마트워치인 '아이오닉'을 이번 IFA에서 주력 제품으로 전시했다. 심박수 모니터, 운동기록 측정, 방수 등 피트니스 기능뿐만 아니라 결제 수단인 '핏빗 페이'를 내장하는 등 생활 편의기능에 강점을 뒀다. 

    파슬 역시 디젤 온, 엠포리오 아르마니 커넥티드, 마이클코어스 어세스 등 뛰어난 디자인을 전면에 내걸며 방문객들을 맞고 있지만,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한 스마트워치 전시장 관계자는 "이번 IFA는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의 침체기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자리"라며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