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과로 끝난 지난달 공동위 후유증 협박과 협상 경계 모호, 미국내에서도 이견 분분
  •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고도의 외교적 전술일까, 단순 막말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withdrawal)'를 언급해 파문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지 겨우 이틀만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일 밤 11시10분부터 40분간 전화통화를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하비' 수해를 본 텍사스 주 휴스턴을 방문 중 '자신이 참모들에게 한미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워싱턴포스트(WP)에 보도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를 재차 확인했다. 단순히 FTA 일부 개정이나 수정, 재협상을 넘어 협정 자체의 파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사실상 확인해 준 것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한국 시간으로는 3일 오전 3시 공개됐다.

     

    앞서 WP는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FTA에 조건을 재협상하기 위해 협정에 남는 결정을 할 수 있지만, FTA 폐기를 위한 내부 준비는 많이 진척됐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폐기 절차는 이르면 다음 주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동맹인 한국 양국이 북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 경제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백악관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폐기 움직임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실험, 일본 상공으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점점 더 적대적이 되는 시점에 한국 정부를 고립시키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WP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폐기하고,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어떤 논의도 거부하기로 한다면 양국 간에 무역 전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발표는 없다"고 WP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