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기계 산업 직격탄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으로 양국 경제협력·안보에 막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 뉴시스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으로 양국 경제협력·안보에 막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 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으로 양국 경제협력·안보에 막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한미 FTA 폐기 여부를 이번주부터 논의하겠다"고 했다. 

지난 대선부터 한미FTA 재협상에 관한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으나 폐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군다나 북핵·미사일 위기 속에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지 하루 만에 위 발언이 나오면서 한미동맹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높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때 우리나라는 향후 5년 간 수출손실액이 30조원에 달하고 일자리 24만개가 증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우리 기업보다 수출 감소가 더 클 것으로 예상돼 한미 FTA 폐기는 양국 경제에 '재앙'이라는 될 것이라는 경고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 한미 FTA 폐기 때 미국 손실액 더 크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미FTA 폐기 때 오는 2021년까지 우리나라의 총수출손실액은 269억달러(약30조14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내 일자리는 24만개가 사라질 전망이다. 

한미FTA 폐기에 따라 각 산업별 손실액은 △자동차 133억달러 △기계 47억달러 △정보통신기술(ICT) 30억달러 △석유화학 18억달러 △철강 12억달러 △가전 11억달러 등이다. 

특히 이 기간동안 생산유발손실은 68조원, 부가가치유발손실도 1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한미FTA 폐기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4년 간 수출액이 약 130억달러(14조원) 줄어들고 고용은 12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연구기관들은 한 목소리로 양국 교역구조가 상호보완적인만큼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미국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대(對) 한국 관세율은 1.6%이지만 우리나라의 대미 관세율은 4%이기 때문에 미국 제품이 국내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 


◇ 트럼프 "韓 북한과 대화밖에 몰라" 비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 준비 지시는 지난달 22일 서울서 열린 로버트아리저 미국무역대표부와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의 특별회의가 결렬되면서 나왔다. 

당시 회동서 우리 측이 한미FTA 효과와 무역수지 적자요인에 대해 조사하자고 요구하자 성과없이 마무리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미국이 양국 간 새 정부가 들어서고 정치·경제·안보 분야에서 쌓인 불만이 '한미FTA 폐기'로 분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전략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대화 하나 밖에 모른다"고 비판했다. ⓒ 뉴데일리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전략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대화 하나 밖에 모른다"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관련 군사적 대화 제안에도 "대화는 답이 아니다"고 거절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새 정부가 들어서고 신뢰를 쌓는 과정에서 큰 일이 연이어 터지면서 전략에 차이를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로 보인다"면서 "한미FTA로 불똥이 튄 형국"이라고 했다. 

    미국 내에서 한미FTA 폐기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상당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 논의를 지시했는데 주요 참모들은 이를 적극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서 한국과 무역마찰은 불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는 가장 큰 요인은 한국이 대미 흑자 폭이 크다는 데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0%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대미 상품무역수지 흑자국 6위에서 올 상반기 10위로 밀려났다. 

    미국 정부가 한미FTA 폐기를 진행하려면 먼저 우리 정부에 서면으로 이를 통보한 뒤 미국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미 의회가 한미FTA 폐기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서 당장 폐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