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 다시 회장 선임하는 회전문 인사 비판노조, 소액주주권 행사로 사외이사 선임해 감독·견제 기능 수행
  • ▲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문을 낭독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문을 낭독하고 있다. ⓒ 뉴데일리

    KB노동조합협의회가 차기 KB금융 회장 선임 절차 작업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소액주주권 행사로 노조가 사외이사를 직접 추천해 금융사 지배구조 문제와 낙하산 인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5일 KB금융지주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 노동조합협의회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제안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용진 의원은 "그동안 관행처럼 해왔던 회전문 방식의 경영 승계 방식은 건전한 시장 질서와 맞지 않다"며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KB금융이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적으로 박수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찬대 의원 역시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는 경제 민주화의 시작"이라며 "이번 KB금융 회장 선임은 금융사의 새로운 반향을 제기하고 금융산업 공공성과 KB 고객과 직원, 주주 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자들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한 KB노협은 "윤종규 회장이 ISS 사태와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얼룩진 KB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했으나 올해 주주총회가 지난 지금까지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윤 회장에 의해 연임을 보장받은 사외이사들이 차기 회장 선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장과 감사 자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CEO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외이사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KB노협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도 모자라,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 다시 회장을 선임하는 '회전문 인사'가 가능하다"며 시스템 부재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설명했다 . 

KB금융 경영 승계가 지나치게 빠른 시간 내 이뤄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을 맡고 있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지난 1일 총 23인의 후보 리스트를 받은 뒤, 불과 8일만에 3인으로 축소된 숏리스트를 받게 되는 것을 두고 '밀실 인사'라고 꼬집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회장 선출 당시에는 구체적인 면담 시간과, 후보 선출 기준이 모두 공개됐고 주주와 직원, 노조간담회를 진행해 CEO를 선출했다"며 "하지만 이번 경영 승계는 단기간 내 밀실에서 빠르게 이뤄졌다"며 후보 선출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KB노협은 이같은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KB금융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하승수 변호사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

하 변호사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현대증권이 KB금융에 인수되기 전 노동조합 추천을 통해 현대증권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KB노협은 "지주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충실할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 주주와 직원, 고객 등 이해관계자의 직접 참여를 통한 경제 민주주의 실현에 있다"며 "경영진 견제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