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아타민' 대조약 지위로 마케팅경쟁 우위 점하겠다는 의도 엿보여
  • ▲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 대웅제약 본사. ⓒ대웅제약


    대웅제약이 오늘(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대조약으로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부적합하다며, 관계사인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이 대조약에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대조약 선정 관련 논쟁은 지난해 대웅제약이 판매하던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의 글리아티린 판권이 종근당에 넘어가면서부터 진행돼 2년여를 끌어왔다.

    판권이동 후 종근당은 이탈파마코로부터 글리아티린의 원료를 공급받아 종근당 글리아티린을, 대웅제약은 관계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제네릭인 글리아타민을 판매해왔다.

    대조약은 제네릭이 시판승인을 받기 위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 사용된다. 따라서 원개발사 품목이 선정기준 1순위이며, 후순위는 제네릭이 지정된다.

    대웅제약은 종근당 글리아티린이 '원개발사 품목'이 아닌 '제네릭'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자칫 대웅제약과 종근당간의 신경전으로 보이는 해당 논쟁은 실상 대웅제약과 식약처간의 싸움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식약처를 상대로 종근당 글리아티린의 대조약 선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13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절차상 하자를 인정하며 대조약 공고를 삭제하라고 결정했다.

    이후 대웅 글리아티린은 대조약 지위를 회복했지만, 판권이동에 따라 품목허가가 취소된 점을 들어 식약처가 대조약에서 대웅 글리아티린을 삭제했다. 이에 다시 대웅제약은 대조약 삭제 공고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이를 통해 유효기간이 만료된 지난 8일까지 대조약 지위를 이어왔다.

    대웅제약이 오늘 기자간담회까지 개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9일부터 대웅 글리아티린이 대조약 지위를 잃게 되면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대조약은 공백 상태가 된다. 대웅제약으로서는 자사 글리아타민의 대조약 지정에 대한 당위성을 재차 주장하며, 대조약 지위를 끝까지 붙들겠다는 각오가 읽힌다.

    글리아타민이 대조약으로 지정되면 마케팅 측면에서 타 품목과 비교해 우위에 있다는 점을 의료진에게 피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대조약 지위를 통해 오리지널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이 보이는 대목이다.

    또 종근당과 시장 1, 2위를 다투는 상황에서 대조약 지위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시장선두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실제로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취재진들은 대웅제약의 '의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식약처의 대조약 고시개정 단계에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기자간담회를 여는 배경은 무엇인가", "종근당 글리아티린 역시 대웅 글리아티린과 같은 원료의 제품인데 대조약으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은 말이 안되는 것 아닌가", "그간에도 판권이동 사례는 많았는데 유독 대웅제약만 문제를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식약처에 의견을 피력하는데 한계를 느꼈다며 이번 기자간담회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종근당 글리아티린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관련 문제제기는 아니며, 식약처의 대조약 선정 기준의 모호성이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식약처와의 행정소송을 불사하는 것은 물론, 대조약 지위를 잃게 된 시점에 급하게 의도가 보이는 기자간담회까지 여는 모습에서 대웅제약의 조급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