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수직계열화로 시장 장악, 공정경쟁 안돼"… '생존권 사수 대회' 개최
  •  

  • ▲ 전국 골판지상자 제조 중소기업 대표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박스업계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 및 대토론회'에서 "불공정한 시장지배, 살인행위 중단하라" "인면수심 약탈행위, 박스업계 절망한다"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스조합
    ▲ 전국 골판지상자 제조 중소기업 대표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박스업계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 및 대토론회'에서 "불공정한 시장지배, 살인행위 중단하라" "인면수심 약탈행위, 박스업계 절망한다"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스조합

     

    "대기업의 갑질을 막아달라"는 골판지상자 제조 중소기업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태림·DY·아세아·삼보 등 4대 제지회사들의 수직 계열화를 통한 시장 독과점에 제동을 걸어달라는 것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8월3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전국 골판지·골판지상자 제조업을 소관하는 비영리단체인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박스조합)은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박스업계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 및 대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엔 전국 골판지상자 제조 중소기업 대표 100여명이 참석, 결의문과 호소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이들이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원지→원단→상자'로 이어지는 골판지의 산업구조에서 태림·DY·아세아·삼보 등 4대 제지회사들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산업 전단계에서 과점시장을 형성해 전체 골판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골판지 원지 시장에서 태림·DY·아세아·삼보 등 4대 대형 제지회사들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79.5%에 달한다. 전체 444만6326톤 가운데 353만5765톤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 장악력을 통해 4대 제지회사들은 지난 1년 사이 골판지 원지 가격을 3번에 걸쳐 70% 가량 인상했지만, 골판지 상자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때문에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실적이 나빠져 아사 직전에 처했다는 게 박스조합 측의 주장이다.

     

  • ▲ 전국 골판지상자 제조 중소기업 대표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박스업계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 및 대토론회'에서 "불공정한 시장지배, 살인행위 중단하라" "인면수심 약탈행위, 박스업계 절망한다"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스조합

     

    박스조합은 특히 "골판지 상자 시장에선 영세 중소기업들이 이들의 계열사와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로 골판지 상자업계는 4대 제지회사에 대해 △상생의지 천명 △지난 8월 인상한 원지 가격 환원 △골판지 상자 가격 제값 받기 운동 등에 앞장설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구본영 박스조합 이사장은 "박스업계는 공동이익과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고 외부로부터의 모든 불편·부당함에 맞서 나가자"면서 "박스산업인 스스로도 경영 합리화를 도모하고, 합심 협력해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생존권 사수 결의 대회' 이후 열린 토론회에선 '박스산업인의 정신', '세계 골판지 시장 변화와 우리의 자세', '골판지 상자업종,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필수' 등의 주제로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