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3층서 떨어진 어린 남매 맨손으로 구조암 수술 2주만에 복대 차고 출동… "투철한 사명감 격려해야"
  • ▲ 암 수술 2주만에 복대를 차고 출동해 3층 빌라에서 떨어진 어린 남매를 맨손으로 정인근 소방경. ⓒLG
    ▲ 암 수술 2주만에 복대를 차고 출동해 3층 빌라에서 떨어진 어린 남매를 맨손으로 정인근 소방경. ⓒLG


    LG복지재단이 인천시 다세대 주택 화재 현장에서 화마를 피해 3층에서 떨어진 어린 남매를 맨손으로 받아 구조한 정인근 소방경(54·인천 검암119안전센터장)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한다고 23일 밝혔다.

    정 소방경은 지난 20일 오전 인천시 서구 왕길동에 있는 5층짜리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은 차량을 태우고 건물 전체로 번졌고, 건물 안에 있던 주민들은 유일한 출구인 빌라 가운데 계단이 막혀 탈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 소방경과 소방관들은 주민 구조를 위해 건물 주변을 살피던 중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건물 뒤편으로 이동했고, 3층 계단 창문으로 뛰어내리려는 주민들을 발견했다. 정 소방경은 부상을 우려해 주민들에게 뛰어내리지 말고 대기하라고 주문한 뒤, 동료에게 사다리를 가져올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거센 화마에 주민들은 '아이들이라도 먼저 구해줄 것'을 요청했고, 정 소방경은 시간이 지체될 경우 아이들이 연기를 마셔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아이들을 밑으로 내려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건물 내부에 있던 남성이 아이들을 내려 보냈고 정 소방경은 3층에서 떨어지는 아이들을 차례대로 받았다. 뒤이어 동료들과 함께 사다리를 타고 건물로 들어가 대피하지 못한 주민 8명 전원을 구조해냈다.
     
    지난달 신장암 수술을 받고 2주 만에 복귀한 정 소방경은 50세가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3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아이들을 받아냈다. 그는 신장암 수술에 대한 후속조치로 허리에 복대를 하고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암 수술 후 회복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역 119안전센터장으로서 책임감으로 업무에 복귀한 상황에서 자신의 몸 보다 인명 구조를 먼저 생각한 정 소방경의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LG복지재단은 2015년부터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LG 의인상'을 제정한 뒤 지금까지 총 57명을 선정해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