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 2주 전 'H CORE' 출시 따른 광고 제작·온에어지진 연관 시선 부담… 광고 집행은 예정대로 진행 방침
  • 현대제철 'H CORE' TV 광고 화면. ⓒ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제철 'H CORE' TV 광고 화면.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제철이 이번달 초에 신규 집행한 내진강재 'H CORE' TV 광고가 경북 포항 강진 이후 다시금 관심 받고 있다.

    23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이노션은 현대제철의 'H CORE' 신규 TV 광고를 지난 2일 온에어했다.

    현대제철은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난 15일보다 2주 앞선 지난 1일 내진강재 브랜드 'H CORE'를 출시했다.

    'H CORE'는 지진의 충격을 흡수하고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내진 철강재 브랜드다. 내진 설계에 최적화돼 건물의 안전을 더욱 견고하게 지지하는 특수 철강재로, 일반 H형강보다 에너지 흡수력이 약 3~5배 이상 높은 게 특징이다.

    이노션은 신제품 출시일에 맞춰 'H CORE' 론칭 광고를 제작, 온에어했다.

    해당 광고를 기획한 이노션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철강업계의 리더로서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닌 대한민국의 안전을 지키고자 지진에 강한 철 'H CORE' 브랜드를 론칭했다"며 "(해당) 광고에서는 이러한 현대제철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기교를 덜어내고 진솔하고 담담하게 'H CORE'의 탄생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H CORE'는 '제품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불안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지지하고 싶은 현대제철의 철학과 제품의 가치를 중의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H CORE' 광고는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이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조금만 늦어졌어도 지진 발생 시점과 맞물려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동나비엔은 지난 15일 지진 발생 2시간 후인 오후 4시30분께 내진 성능을 강조한 언론 홍보 자료를 배포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반면 귀뚜라미 보일러는 지난해 9월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 업계에서 유일하게 도입한 지진감지기가 주목 받았다. 경동나비엔과 달리 소비자들이 먼저 지진 당시 보일러가 자동으로 멈춘 것을 발견하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진 케이스다.

    현대제철은 후자에 가까운 케이스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은 지진과 'H CORE' 광고를 연관돼서 언급되는 것 자체를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 사회적으로 국가가 다 가슴 아파하는 일이기 때문에 (경북 포항 지진과) 연계돼서 언급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현대제철은 향후 'H CORE' 광고 집행을 예정대로 할 방침이다. 광고 물량을 늘리거나 줄일 경우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해당 광고를 대행한 이노션에서도 포항 지진과 연관 짓는 시선에 대해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노션 측은 지진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피했다.

    이노션 관계자는 "내진 철강재의 복잡한 기술, 화려한 수식보다 당신을 지지한다는 'H CORE'의 약속이 최근 포항 지진으로 불안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