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관련 '최순실→청와대→삼성' 연결고리 논란"재단 장악 사익 추구 정황에 삼성 접점 없는 고씨, 실제 배경 알 수 없어"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9차 공판이 29일 오후 2시,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의 심리로 312호 중법정에서 진행된다.

    이날 공판에서는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폭로자인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고씨의 경우 피고인들의 혐의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그가 최씨의 최측근이었다는 점과 주요 쟁점사안인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들을 폭로한 인물이라는 점이 증언에 무게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판부는 특검의 추가 증인신청을 수용하며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고씨를 증인으로 소환했다. 장씨는 삼성전자 등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인물로, 항소심 공판의 핵심 증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불출석해 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장씨의 재출석 여부가 불투명하고 남아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증인신문 역시 불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에 비출 때, 이날 고씨의 진술이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특검과 변호인단도 장씨의 신문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 및 유무죄 입증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날 증인신문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 및 최씨와 삼성의 유착관계 의혹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고씨가 한 때 최씨 소유의 더블루K 이사로 활동하며 최측근으로 분류돼 왔던 만큼, 최씨와 관련된 다수의 증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특검 측은 고씨의 진술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관계는 물론, 삼성과 최씨의 금전적 연결고리를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고씨와 피고인 등 삼성 관계자들간 접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지만 국정농단 사태 속에서 고씨의 위치를 고려하면, 일부 사건의 정황을 추론하는 데 상당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있는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해선 고씨가 설립 및 운영에 관여한 만큼 재단의 실체를 밝히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재단 출연의 배경을 두고 각각 대가성과 공익성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은 지난 6차 공판에서도 "고씨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다음으로 실체를 잘 아는 사람"이라며 증인신청 사유를 설명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최씨가 미르·K스포츠 재단 운영에 직접 개입했다', '최씨와 대통령의 관계가 굉장히 가까운 것으로 알았다' 등의 진술을 앞세워 '최순실→청와대→삼성'으로 이어지는 청탁의 연결고리를 파헤칠 예정이다.

    변호인단 역시 증언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특검의 주장을 정면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고씨의 경우 삼성과 이렇다 할 접점이 없어 재단 출연의 실제 배경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었다는 점과 정작 직접적 관계에 있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신문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녹음파일을 앞세워 고씨가 재단을 활용해 사익을 챙기려 한 정황도 강하게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녹음파일에는 고씨가 K스포츠재단에 부사무총장으로 들어가 재단을 장악하겠다는 등의 발언이 담겨있다. 

    다만 고씨 역시 본인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불출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출석이 이뤄진다 해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거나 특검에 유리한 증언만을 내놓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고씨가 본인의 재판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책임 회피성 증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특검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불출석을 감안해 고씨의 증언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작 핵심 당사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무죄를 입증해야하는 변호인단에게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