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점주 수익 150만원 → 50만원으로 축소 예상"CU 다점포 비중 업계 최고…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
  • ▲ CU에서 도시락을 고르는 고객. ⓒCU
    ▲ CU에서 도시락을 고르는 고객. ⓒCU


    최저임금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아르바이트 인력을 많이 채용하는 편의점 업계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다점포의 수익성 악화를 야기하는 만큼, 업계 1위 BGF리테일 'CU'의 타격이 우려된다는 위기론도 퍼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다점포의 수익성 악화가 큰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다점포란 한 점주가 2개 이상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것을 뜻하며, 이 중 대부분이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해 24시간 운영하는 형태(풀오토 매장)로 운영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분석한 결과, 2017년 기준 풀오토 매장의 평균 인건비는 월 580만원이다. 이는 최저임금 6470원을 기준으로 주휴수당 및 4대 보험비를 포함한 수치다. 점주 수익은 월 150만원 전후로 파악된다.

    그러나 한달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월 인건비가 675만원으로 증가하면서 점주 수익은 월 50만원으로 급감하게 된다.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시급 8000원 인상이 유력한 2019년부터는 수익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점주 수익 감소가 현실화될 경우 점주들은 24시간 영업을 포기하거나 점포 1개만 남기고 나머지 점포를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편의점 다점포 비율은 약 30%가량으로 다점포주들은 평균적으로 2.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다점포의 총 60%, 총 점포의 18%가 폐점 혹은 24시간 운영 포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업체별 다점포 비율은 CU가 37%(3825개)로 가장 높다.  이어 GS25 31.3%(3214개), 미니스톱 26.2%(590개), 세븐일레븐 25.4%(2108개), 이마트24 7.8%(119개)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준 CU(1만2359개)와 GS25(1만2309개)의 점포 차이가 50개에 불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CU의 다점포 비중은 타사들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실제로 이 보고서를 보면 CU는 2015년 40%, 2016년 41%, 2017년 37%의 다점포 비율을 기록해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 최임 상승에 따른 점주 영업이익 변화 – 풀오토 점포 시급 8000원부터 수익성 소멸.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망
    ▲ 최임 상승에 따른 점주 영업이익 변화 – 풀오토 점포 시급 8000원부터 수익성 소멸.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망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으로 풀오토 매장이 24시간 영업을 중단하고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휴무에 들어가면 인건비가 감소하면서 점주들의 수익은 당초 예상치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본사의 경우 최대 18%의 점포에서 매출이 최고 15%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전사 매출의 약 3%로 인건비 및 임차료, 물류비 등 고정비까지 고려하면 영업이익 감소 폭은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점포 비중이 경쟁사들보다 높은 CU가 최저임금 인상에 휘청거릴 수 있다는 위기론이 부상하는 이유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점포 비율과 가맹수수료가 낮고 고수익 일반 상품 비중이 높은 미니스톱과 이마트24의 모델이 향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CU를 비롯한 기존 편의점은 다점포 및 가맹수수료가 높아 편의점 패러다임 변화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CU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아직 일어나지 않는 일을 섣불리 예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양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상생 안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U 관계자는 "최저임금과 관련한 다양한 보고서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임금 인상이 시행되지 않아 말 그대로 단순 예측에 불가하다"며 "올해 8월말 기준으로 30%까지 다점포 비율이 낮아졌고 24시간 운영을 하지 않는 점포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배송스케줄은 유기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이 부분에 손실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다음 달 중으로 최저임금 문제를 비롯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상생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해당 내용에 대해 막판 조율 중으로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