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이익 전년 동기比 27% 감소지급여력비율 175.4%로 매년 하락 추세
  • ▲ 이태운 DB생명 사장ⓒ
    ▲ 이태운 DB생명 사장ⓒ
    올해 8월 연임에 성공한 이태운 DB생명(옛 동부생명)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2021년 도입 예정인 새로운 보험회계제도(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도 준비해야 함에 따라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개월간 D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7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74억원) 대비 27% 감소했다.

    이태운 사장은 취임 첫해(2014년) 179억원에 불과했던 연간 순이익을 2015년 513억원, 2016년 376억원으로 끌어올렸지만 올해는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매각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동안 채권 평가이익을 높이려 회계상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했다. 

    만기보유증권 계정은 장부가격과 이자만 반영되지만, 매도가능증권 계정에서는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이 반영된다.  

    DB생명도 작년 8월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전환해 채권 평가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서는 채권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금리상승은 보험사가 매수하는 채권금리가 오르는 것을 뜻하고 채권평가손실 부담은 커지게 된다.

    국제회계기준에서는 보험사의 계정 재분류를 3년으로 제한하고 있어 DB생명은 2019년에나 계정을 변경할 수 있다.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되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도 떨어지게 된다.

    DB생명의 RBC비율은 2014년 말 207.7%, 2015년 말 182.4%, 2016년 말 179.5%, 올해 9월 175.4%로 하락 추세다.
  • ▲ 이태운 DB생명 사장ⓒ


    보험업계는 2021년 새 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팔았던 보험사들은 회계상 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요구되는 자본도 늘어나 RBC비율이 낮아지게 된다. 

    영업 환경도 녹록치 않다. 보험사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초회보험료는 작년 3분기 392억원에서 올해 329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올해 1%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태운 DB생명 사장은 수익성과 건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연임과 더불어 11월 사명변경으로 2기 체제를 맞은 이 사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