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 대부분 매매단지 '오픈' 따라 이동… 분양보다 '임대' 선호보증금 1억·월 500만원 수준 입주… 분양 13억~15억원 예상
  •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건설 사옥. ⓒSK건설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SK건설 사옥. ⓒSK건설


    SK건설이 중고차 매매단지 분양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형건설사로는 드물게 지식산업센터 분야에 진출한 SK건설이 블루오션으로 평가 받고 있는 중고차 매매단지시장에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과거 대형건설사가 도급계약을 맺고 중고차 매매단지를 지은 적은 있지만, 브랜드를 내걸고 분양에 나서는 사례는 처음이다.


    SK건설은 최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현대화 중고차 매매단지 '수원 SK V1 motors' 조성계획을 밝혔다. 현대화 중고차 매매단지란 과거 노지에서 운영하던 자동차 매매단지에서 벗어나 대형마트처럼 실내에서 한번에 매입부터 출고까지 가능한 원스톱시스템을 갖춘 자동차 매매단지를 말한다.


    단지가 들어서는 경기도 수원시는 우리나라 중고차 매매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곳으로, 이미 10곳의 크고 작은 매매단지가 있다. 각 매매상사의 월 평균 판매대수와 상사별 종업원 수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이 선보이는 수원 SK V1 motors는 지하 4층~지상 6층·연면적 19만9379㎡ 규모로 8700여대를 전시할 수 있는 실내 전시공간을 갖췄다.


    중고차 매매단지는 임대로 입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SK건설은 100% 분양을 예고했다. 오는 15일 홍보관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천지역에서 중고차 매매상사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보통 보증금 1억원·월 500만원 대에 사무실 1개와 40대를 전시할 수 있는 주차장을 임대한다"면서 "40대의 주차장 중 일부를 다시 딜러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월세를 충당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9월 오픈한 용인 오토허브 역시 입점하는 딜러 및 상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양이 아닌 100% 임대로 운영되고 있고, 내년 수원에서 오픈 예정인 도이치모터스의 '오토월드'도 수원자동차 매매협동조합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분양 우선권을 주되, 임대를 희망하는 조합원에게는 임대료 일부가 지원될 예정이다.


    오토허브 관계자는 "오토허브는 보증금 1억원에 주차대수 38대 기준 월 500만원, 수입차의 경우 월 600만원에 입주 가능하다"면서 "분양의 경우 13억원에서 15억원 정도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양이나 임대의 장단점이 있어 타사의 분양 방침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향후 오픈하는 매매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중고차 매매단지는 공실 없이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규 매매단지가 생기면 이동하는 매매상사와 딜러가 발생하기 때문에 분양보다 임대로 짧은 기간이라도 계약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SK건설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단지 분양도 지식산업센터 아파트형공장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면서 "딜러들의 이동이 잦다고 해도 누군가는 사무실을 매매해야 상사 영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실 우려의 몫은 아파트 분양과 마찬가지로 SK건설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지만 시장인프라 이미 구축돼 있는 수원의 경우 최신의 현대화 자동차 매매단지를 공급하는데 최적지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