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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한국제지 등 국내 제지업체들에게 올해 겨울은 유독 춥게 느껴지고 있다. 통상 연말은 신년 달력과 다이어리 등의 제작이 늘어 제지업계의 계절적 성수기로 꼽히는 데, 올해는 그렇지 않아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에 전통적 수요를 빼앗긴 데다 주요 원자재인 국제 펄프 가격까지 오르면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9.1%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9억원으로 79.4% 급감했다. 무림페이퍼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억90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국제지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억원 흑자를 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기순손실도 6억5000만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제지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제지 생산원가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제 펄프가격(활엽수 기준)이 오르면서 원가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 펄프가격은 지난해 9월 톤당 545달러 수준이었지만 올해 9월엔 톤당 757달러로 1년새 40% 가까이 뛰었다.

     

    이에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솔제지는 올해초까지 2만원대를 형성하다 12월들어선 1만4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무림페이퍼와 한국제지도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는 마찬가지다. 무림페이퍼는 연말시즌 전까지 2800원선에서 거래됐지만 현재는 2500원 선까지 떨어졌다. 한국제지도 올해 3월까진 3만원 선을 훌쩍 넘었지만 12월 들어선 2만2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제 펄프 가격이 오르면서 제지업계의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않다"며 "다만 업체들이 판매가격을 올리면서 어느 정도 실적 둔화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