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48조’ 비트코인, 삼성전자 앞서투자자들 “정보 불평등한 주식보다 가상화폐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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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부 김모씨(31)는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하한가 제한도 없는 가상화폐가 너무 위험한 투자수단이라는 생각에 회의적이었지만 지인이 가상화폐 투자로 쏠쏠한 목돈을 마련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김씨는 결국 주식투자를 하던 자금을 모두 인출해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대급부로 코스닥의 상승추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공매도 세력’에 휘둘리는 코스닥 대신 가상화폐에 투자하겠다며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1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4일 장중 803.74포인트를 기록한 뒤 줄곧 약세를 보이며 700선을 넘지 못했다. 이달 들어서는 760대까지 후퇴하며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달 26일 1000만원을 돌파한 이후 12일만인 8일 2400만원대까지 치솟으며 투자자가 몰렸다.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9일 오후 현재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348조원에 달해 삼성전자 시가총액인 333조를 앞서고 있다.

    ‘후발주자’ 가상화폐들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이더리움은 86조, 리플은 35조원대를 기록하고 있어 웬만한 코스닥 상위 종목의 시총을 뛰어넘은 상태다.

    가상화폐 시장의 급성장세에 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아직 ‘실체’가 불분명한 가상화폐는 사용처도 극히 한정돼 있을 뿐 아니라 주식이나 펀드와 같이 기업의 실적 등 투자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지표도 없어 투자자들끼리 서로 수요에 따라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는 냉소적 반응도 있다.

    하지만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이 좌우하는 주식보다 비트코인이 낫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와 기관투자자에 휘둘리는 주식과는 달리 세력이 개입하기 어려운 가상화폐가 낫다고 본다”며 “부동산 투자처럼 거액의 목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주머니 가벼운 젊은 투자자들도 시작하기 좋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광풍에 따른 여파는 이뿐이 아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투자와 함께 코스닥 내 가상화폐 ‘수혜주’에도 동시 투자하며 관련주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하루 동안 코스닥 상장 가상화폐 관련주 13개가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한일진공, 비덴트, 디지탈옵틱, SBI인베스트먼트, 옴니텔 등이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일부 종목은 장중 한때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될 정도로 급등했다.

    이는 지난 17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개시됐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선물거래가 시작됨에 따라 시중 자금의 가상화폐 유입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는 아직 가상화폐 자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투자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단 미국 시장의 선물거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발견기능과 변동성 완화 등 선물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에 주목했다. 그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 비트코인의 단점이지만 변동성 자체는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 부분”이라며 “최근 VIX지수가 역대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트레이더를 힘들게 했던 요인인 만큼 비트코인 선물은 ‘변동성의 귀환’인 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