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건다"던 카이, "수주는 록히드 몫" 태세 전환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KAI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KAI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취임 이후 두달 간 공들여 발표한 '뉴 카이(NEW KAI)' 선언에는 한 가지가 빠져있다.

미 공군의 고등훈련기((Advanced Pilot Training·APT) 교체사업이다. 

이 사업은 미 공군의 노후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프로젝트로 초도물량만 17조원 규모에 이른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보잉-사브 컨소시엄과 경쟁 중에 있다. 

최종사업자로 선정되면 미국 공군의 선택이라는 타이틀이 더해져 제 3국 수출까지 기대해볼만한 프로젝트다. 

KAI가 처음부터 APT사업 홍보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 초 세웠던 '2017 경영 목표' 전면에는 APT 사업 수주가 자리하고 있다. 당시 하성용 사장은 "APT 사업 수주에 반드시 성공해 KAI가 획기적으로 도약할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류변화는 올 하반기들어 두드러졌다. 
 
APT 사업은 미국 기업이 미국 정부에게 납품하는 사업으로 파트너사인 외국기업인 KAI의 적극적인 홍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KAI는 방산비리, 경영비리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하 전 사장을 비롯한 일부 경영진의 비리 혐의를 잡아냈으나 거대한 '방산 게이트'는 없었다. KAI 도덕성에 흠집이 생긴만큼 KAI가 전면에 나서서 수주전을 펼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도 뒤따랐다. 
 
여기에 올해말로 예정됐던 사업자 선정이 내년 상반기로 연기되면서 KAI의 태도는 한층 더 조심스러워졌다. 

  • T-50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 KAI
    ▲ T-50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 KAI


  • 김조원 사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서 APT 사업에 대해 "냉정하게 말하면 록히드마틴의 사업으로 우리는 협력사"라면서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수주 가능성은 0%가 아니면 100%"라고 했다. 이어 "록히드마틴이 보잉과 수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협력업체인 KAI에 원가절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내년 3월께 발표를 점치고 있으나 미국 내에서는 최종 사업자 선정은 7월에나 이뤄질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